기사 작성: 이종근 - 2021년 07월 27일 14시02분
한약방과 한약업사들의 애환, 타임캡슐이 되다
국립민속박물관의 근현대 생활문화 조사보고서 ‘약재 한 첩에 담긴 정성-한약방 한약업사의 하루’에 군산 감초당한약방, 전주 동아당한약방 소개
군산 감초당한약방
전북도지부 군산시 분회에 소속된 감초당한약방의 김현봉 한약업사는 도지부에서 학술위장을 2번 역임하면서 8년 동안 재직했다고 한다. 그는 1948년에 군산 나포면 옥곤리에서 3남 1녀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났다. 천수답을 소작한 부모는 초등학교 졸업 후 3년 동안 흉년이 들어 학교를 보낼 수 없었다고 한다.
사정이 이처럼 살기가 어렵게 되자 당숙이 그를 추천해 보원당한약방에 들어가 김준환 원장을 은사로 모시고 4년 동안 일을 했다. 1978년 원광보건전문대 약초가공학과에 들어갔다. 졸업 후, 1983년에 전북에서 치러진 마지막 한약업사 시험을 봤다. 당시엔 국회부의장을 역임한 민관식 약사회 명예 회장이 시험을 정지시켰다고 해서 한약업사 시험이 없었다. 김원장은 젊은 혈기로 직접 한약업사 시험 추진 운동본부 총무를 맡으면서 투쟁에 적극 동참했다. 그는 “국회에도 수십 여 차례 다녀왔다”면서 “결국 당시 김정례 보사부장관이 시험을 보게 해주겠다”고 증언했다.
그는 “요즘도 사람들이 들어와서 보약 한재가 얼마냐고 물어보고 발길을 돌리곤 한다. 앞으로 3년 후면 보험이 되냐고 물어보면 안된다고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괴롭고 안타깝기만 하다”고 고충을 토로하며 “다른 것은 잘 모르겠고 한약만 보고 외길 인생을 살아왔는데, 의료보험이 안된다고 하면 환자들이 뭐라고 생각하겠는가”라고 했다.
전주 동아당한약방
양복규 전주 동아당 한약업사는 전북도청 소재지이자, 순창에서 서울보다 가까웠고 당시 전주와 대구가 약령시가 있는 등 한약업이 융성할 때 한약방을 문열었으니 이때가 1961년 무렵이다. 독학으로 13살때까지 사서오경을 다 읽었다고 했다. 17살 무렵엔 야학으로 서당훈장까지 했다. 그때 마을에 임용락선생이 있어 그의 제자로 들어가 배웠다. 비록 불편한 몸이지만 한마을이어서 가능했다. “때론 어머니가 그를 업고 가시기도 하고, 때론 스스로 팔로 땅을 짚고 가기도 했다. 한문을 미리 익힌 까닭에 한의학은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전북도 한약사 면접시험을 봤다. 하지만 업혀 들어오는 그를 보고 필기에 합격했지만 당장 나가라고 불합격시켰다. 그러나 경기도 한약사 시험을 보게 된 바, 합격했다. 경기도 연천에서 일을 하다가 전북도로 전출을 왔고 오늘에 이르게 됐다.
동암고를 설립할 정도로 큰 뜻을 가진 그는 개업 후, 영업이 너무 잘 됐다. 산부인과에 소질이 있있고, 특히 불임을 잘 했다. 박정희 대통령 생시에 한약 처방을 해 드렸고, 지금도 그 가족 처방을 해주곤 한다.“나는 한문 수업을 직접 했다. 그 수업을 들은 한의사 제자들이 특별히 많아서 좋다, 1급 지체장애를 가진 장애인임에도 불구, 잘 사는 것을 보고 학부모들이 자녀들에게 한의사를 권해서 특별히 한의과대학으로 간 제자들이 많았던 것 같다”고 했다. 인스탄트 음식 또는 차가운 음식을 많이 먹어 장이 나쁜 사람들이 요즘 많아 ‘온박온중탕’이라는 탕재를 처방하곤 한다. 증상에 따라 후박과 건강(말린 생강)에 따라 남녀노소가 조금씩 다르다, 개인적으로 사상의학과 관련된 처방은 거의 하지 않고 동의보감 쪽의 처방을 주로 사용한다.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