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안병철 - 2021년 04월 14일 14시54분
[심층취재] 장점마을 축소판 우려… 고창 외토마을, 해결책 없나
■`고창 외토마을' 악취, 환경오염에 갈등 심각외토마을, 최근 10년 사이 16명 암 발생
인근 축분퇴비공장 영향 지목·고통 호소
주민 갈등으로 번져 귀농귀촌인도 떠나
강해룡 목사, “조속한 대처 간절히 호소”
유기상 군수, “원인규명, 후속대책 만전”
정확한 진단과 연관성을 앞두고 모든 축사에서 나오는 냄새와 분뇨 등의 차단 또는 재활용 방안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가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축산업자는 자가 분뇨처리시설(퇴비사)을 갖추려 해도 건축법에서는 ‘신축’으로 적용, 환경법에서는 부속 퇴비사로 인정하는 상치법 때문에 원성이 높다./ 편집자주
◇ 익산 장점마을 축소판이라고 하는 고창 외토마을
고창군 성내면 외토마을 34세대 60여명은 최근 10여년 사이에 암 발생 16명을 확인, 인근에 축분퇴비공장을 지목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3월 주민 20여명이 피켓 등을 들고 퇴비공장 악취 등의 영향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한 것이다.
자연부락 외일마을을 포함한 정읍시와 경계를 둔 외토마을은 해당 퇴비공장으로부터 각각 북동·북서 쪽 200m 안에 자리 잡고 있으며 ‘외일새교회’는 100m에 위치해 있다.
이들은 악취 고통으로 주민간의 갈등까지 생겼으며 귀농귀촌 주민들도 다시 떠나가는 상황이다.
1969년부터 이곳에서 교회를 운영하며 이장직도 맡았던 외일새교회 강해룡(59. 사진) 목사는 “봄은 왔는데 새는 날지 않는다는 ‘침묵의 봄’ 처럼 암흑의 마을로 변하고 있다”며 “2년전 아내가 암에 걸렸고 자신도 암 진단을 통해 불안에 떨고 있다”며 조속한 대처를 간절히 호소하고 있다.
이들이 파악한 암 발병은 외토마을에서 남성 정씨(혈액암, 8년전 사망)를 비롯해 여성 김, 이 박, 신, 안, 차씨 등이 갑상선 암, 췌장암, 위암, 유방암, 대장암 등으로 사망 또는 투병 중이다.
외일마을에서도 남성 김, 조, 박, 강씨 등과 여성 정, 고, 황씨 등이 직장암, 결장암, 췌장암 등에 걸렸으며 48세에서 81세까지, 그리고 이곳에서 8년부터 86년까지 거주한 사실이다.
복수의 주민들은 “악취의 고통 때문에 암이 발생했으며 노환에 의한 우연이라고 보기는 쉽지 않다”라는 주장이다.
이곳에 10년전 귀촌해 살고 있던 한 언론인도 지난 3월말 호소 현장에서 ‘이사를 결심했다’는 하소연이 현장의 막막함을 보이고 있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서울의 ‘우산’법무법인에서는 무료 변호까지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사례는 전북에서도 이미 남원시 대기마을에서 2014년 17명의 암발생, 1995년부터 인근의 아스콘제조사를 지목해 역학조사와 환경부 건강영향조사 청원에 놓여 있다.
익산시 장점마을도 2017년에 9명의 집단 암발생, 2001년부터 인근의 비료생산시설을 지목해 주민 건강영향조사 중이다.
주민들이 의심하는 인근의 가축분뇨재활용시설은 1995년 설립해 가축의 우분과 오리분을 유기질퇴비로 생산하는 공장으로써 그동안 주인이 바뀌는 등 주민과의 갈등과 마찰이 있어 왔다.
주민들은 2005년에 일시 폐쇄조치로 환영과 기쁨을 외쳤지만 다시 이곳에 음식물처리반입 시도라든가 2018년경에는 생똥 덩어리를 실은 덤프 200여대가 창고를 가득 채워 버렸다는 것이다.
그 사이에 증축까지 허용되고 때문에 주민들은 창문 열기가 힘들 정도로 악취에 시달리고 10년전에 들어 온 상수도 의존보다는 여전히 지하수를 사용하는 주민들의 지하수 오염도 걱정인 것이다.
이들은 “지난해 40여일 긴 장마철에는 처리시설에 홍수가 날 정도로 범람해 하류 월산제로 똥물이 넘쳐났다는 것.
이 때문에 고창군에서는 민원으로 인해 수질검사를 했지만 벌금 100만원 정도의 미비한 행정처분만 내려졌다는 것이다.
지난 2월 24일 군의회 제279회 임시회에서 이곳 지역구인 이봉희 의원은 “외토 외일마을 인근에 위치한 가축분뇨재활용시설과 관련해 주민 15명이 집단 암발생, 환경조사가 필요하다”라고 요청했다.
◇ 고창군의 처방
고창군은 지난달 이곳 52세대 88명 거주민의 환경피해 호소와 관련해 환경전문가를 투입, 환경유해물질 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주민들이 “인근 가축분뇨 재활용시설에서 발생되는 환경오염, 악취·해충 등으로 집단 질병이 발생해 역학조사가 필요하다”라는 요청과 함께 군이 현지에 파견한 환경보건분야 전문가로부터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른 것이다.
군은 향후 가축분뇨 재활용시설 주변 대기·수질·토양·지하수·퇴비 등 오염도 검사를 통해 환경유해물질 유무에 대한 기초조사를 진행, 유해물질 발견여부에 따라 정밀조사와 환경부·전북도에 건강영향조사 등을 신청하는 등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군의회, 주민이 참여한 협의체를 운영해 지속적으로 주민과 소통을 강화하는 등 주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정주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가축분뇨 재활용시설 내 퇴비를 시료 채취해 퇴비성분검사를 의뢰한데 이어 토양오염도 검사를 위한 시료 채취를 하는 등 기초조사를 실시,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다.
현장 점검에 나선 천선미 부군수는 “하천수, 호소수, 지하수에 대해 추가적으로 환경조사를 시행할 계획이다”며 “빠른 시일에 원인을 규명하고 유해물질이 발견되면 후속 대책을 신속히 추진해 주민들께서 안심하실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14일 현장을 방문한 유기상 군수도 “엄중한 사안으로써 신속한 원인규명과 함께 후속대책에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보관중인 퇴비토양에 대해 12개 기관에 토양오염도검사 22개 항목을 의뢰를 비롯해 사업장 부지경계선의 대기질 측정검사 6개 항목 그리고 하천수와 저수지, 지하수의 수질검사 등 환경조사 용역 추진도 이뤄질 전망이다.
◇ 축산업 분뇨처리 방안은
고창군은 축산악취개선을 위해 지난해 6억5천만원 확보에 이어 올해도 25억원이 선정돼 ‘축산환경TF팀’을 운영, 양돈농가에 액비유통조직을 지원해 20기 4천톤에 이르며 도로변 악취저감제 500톤을 지원한다.
아울러 사치처리기 4대와 액비저장조 10기, 자원순환사업을 위한 착유세정수 정화사업 15개소, 미생물 생산시설, 친환경 낙농가 악취 저감과 부숙도 시설, 퇴비 촉진제 60농가에 120톤도 추진한다.
군은 국내 최대 친환경우유 생산지역으로써 상하치즈와 상하농원, 그리고 유네스코 3대 유산과 전 행정구역이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알려졌다.
관내에는 한우와 육우에 787농가에서 2만8천마리 사육으로 14만3천여톤의 분뇨발생과 젖소 64농가에서 1만마리 사육과 13만5천톤의 분뇨발생, 돼지 31농가에서 12만마리 사육과 22만6천톤의 분뇨발생, 닭오리는 138농가에서 740만마리 사육과 324천톤 분뇨발생 등의 축산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분뇨처리시설도 공공에서 1만7천톤을 비롯해 유통센터에서 184천톤, 퇴비공장에서 324천여톤, 자체처리 30만톤에 이르고 있다. 여기서 퇴비공장과 자체처리에서의 활성화 대책이다. 분뇨는 토양개선의 귀한 자원이지만 퇴비공장에서의 미비점과 자체처리 과정에서의 증축건축법이 문제인 것이다.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축산농가들은 자체적으로 퇴비사를 증축해 숙성과 토양자원 순환으로 희망하고 있다. 환경법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의 건축법은 신축 건물로 보는 바람에 거리제한 등 엄두도 못내고 있다./고창=안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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