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양정선 - 2021년 04월 07일 18시05분
교문 넘어 선 코로나19, 학부모 긴장 ‘최고조’
전주-진안 등 3개 초교서 학생 13명 확진“몇 학년이 확진인가” “왜 정보를 안 주냐”
학부모 불만 폭발…확진자 더 나올까 ‘불안’
전주 호성동 A초등학교에서 11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전주 송천동 B초교와 진안의 모 초등학교에서도 각각 1명의 확진자가 나왔는데, 감염원으로는 방과 후 교사가 지목되고 있다. 특히 전주A초의 경우 방과 후 교사와 접촉하지 않은 학생까지 감염돼 집단 감염 우려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7일 오전 전주 A초등학교는 아이들을 데리러 온 학부모로 북새통을 이뤘다. “00아, 괜찮아?”자녀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는가 하면, “아이들을 빨리 내보내줘야 할 것 아니냐”며 항의하는 부모도 있었다.
하룻밤 사이 자녀들이 코로나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되자 이들의 불안감은 곧 분노로 표출됐다. 이날 전주재난안전대책본부장 자격으로 해당 학교를 찾은 김승수 전주시장에게 한 학부모는 “확진자가 적어도 몇 학년인지는 알려줘야 될 것 아니냐”고 소리쳤다. “왜 제대로 된 정보를 안 주냐” “학년과 반을 공개해라”등의 지적도 쏟아졌다. 이에 김 시장은 “아이들의 안전에 대해 학부모님들만큼 걱정하고 있으니 믿고 기다려달라”고 했지만, 원성은 잦아들지 않았다.
1학년 자녀를 둔 김모(39)씨는 “요 며칠 아이가 학교에 가고 싶지 않다고 그렇게 때를 썼는데 억지로 보냈었다”며 “이런 일이 생길 줄 알았으면 그냥 데리고 있을 걸 너무 미안하고 후회된다”고 푸념했다.
교정에서는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연신 울려 퍼졌다. “코가 너무 아프다”며 검사에 대한 고통을 호소하는 아이도 있었다. 검사를 받고 나온 한 아이는 엄마를 보자마자 눈물을 쏟기도 했다. 학부모 최모(35)씨는 “코로나 날벼락에 당분간 아이를 집에서 돌보게 생겼다”며 “남편과 돌아가면서 휴가를 써야 하는데, 회사에서 이해해 줄지 걱정이다”고 한탄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A초등학교 학생 1명은 방과 후 교사인 전북 1,581번과 접촉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다른 10명의 학생은 확진 교사로부터의 n차 감염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초 이날 오전 해당 학교 확진자는 3명이었지만, 이동검진에서 8명이 추가 확인됐다. B초교 확진자와 진안 모 초등학교 확진자도 이 교사에게 수업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교내 추가 확진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감염과 관련한 학교 내 검사 대상자는 1,225명이다. 확진자는 검사 결과가 모두 집계되고, n차 감염까지 고려하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은 방과 후 교사는 지난달 31일 코막힘, 후‧미각 상실 등 최초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파악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의심 증상에도 불구하고 수업에 참여하는 등 6일간의 이동 동선과 접촉자가 상당할 것으로 예측되면서다.
강영석 전북도 보건과장은 “해당 교사가 가르치는 과목 특성상 학생들과 접촉이 있었고, 이에 따른 감염으로 추정된다”며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 의심 증세에도 이를 간과하고 수업 등 활동을 지속한 점이다”고 말했다.
한편, 확진자가 나온 전주A초교와 진안의 학교는 오는 8일부터 21일까지 2주간 전 학년 원격수업을 진행키로 했다. 전주B초교는 오는 8~9일만 전 학년 대상 원격수업을 하고, 12~21일까지는 확진자가 나온 학년에 한해서만 온라인 수업을 진행키로 했다. 전북도 교육청 관계자는 “B초교의 경우 확진자 학생이 개인교습을 받았고, 같은 학교에 다니는 동생은 음성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학사 운영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양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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