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1년 02월 21일 15시04분
재정지출 늘린다더니, 2.5조원 못쓰고 남겨
경기부양 시급한 코로나 파동 무색전체 지방예산 12% 이월이나 불용
재정 집행률 높여서 경제도 살려야
전체 지방예산 12%에 이르는 수준으로, 경기부양 효과는 그만큼 반감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21일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통합공개 시스템을 토대로 전북지역 지자체들의 2020년도 지방예산 집행실태를 분석한 결과, 일반회계 기준 전체 21조9,510억원 중 19조3,660억 원을 사용한데 그쳐 집행률 88.2%를 기록했다.
반대로 전체 지방예산 11.8%, 즉 2조5,850억 원은 쓰지 못했다. 이는 남원시나 김제시 등 웬만한 시 단위 지자체가 2년간 살림살이 할 수 있는 예산이다. 진안군이나 장수군 등 군 단위 지자체 예산과 비교한다면 5년치와 맞먹는 액수다.
지자체별론 희비가 엇갈렸다. 전북도의 경우 전체 지방예산 7조9,020억원 중 7조6,280억 원을 사용해 집행률 96.5%를 기록했다.
시 단위 지자체에선 익산시가 가장 높은 집행률을 보였다. 전체 1조6,180억원 중 1조4,070억 원을 써 86.9%를 기록했다. 전주시(86.7%), 군산시(85.8%), 남원시(82.9%), 김제시(82.5%), 정읍시(81.5%)가 뒤이었다.
군 단위 지자체는 부안군이 전체 7,470억원 중 6,240억원, 즉 83.5%를 사용해 집행률 최고를 기록했다. 뒤이어 완주군(83.0%), 진안군(81.6%), 고창군(81.3%), 순창군(80.5%), 장수군(79.1%), 임실군(78.3%), 무주군(78.1%) 순이다.
주 요인은 행정절차 늑장, 잦은 설계변경, 집단민원 등과 같은 고질적인 문제가 얽히고 설켜 사업이 늦어진다거나 아예 착수조차 못한 것으로 풀이됐다. 아울러 각종 축제행사 중단이나 사업투자 지연 등을 촉발시킨 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더해진 것으로 해석됐다.
이런 문제는 전국적으로 엇비슷했다. 다만 이 가운데 전북은 전체적인 지방예산 집행률이 전국 평균(89.9%)에도 못미치는데다, 그 집행률이 전국 17개 지방 중 13위에 머물 정도로 한층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문제의 지방예산은 대부분 이월되거나 불용처리 될 수밖에 없게 됐다. 그만큼 지역사회 투자기회가 줄거나 늦어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더 큰 문제다.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진은 “전반적으로 지자체마다 보다 적극적인 재정 집행을 통해 예년보다 높은 집행률을 달성했는데 이는 확장재정 기조에 부합하고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좋은 방향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그 잉여금이 상당한 수준인데다 최종 집행률이 80%대에 불과하다는 것은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속에 국가재정과 지방재정의 역할은 한층 더 강조될 수밖에 없다”며 개선책을 거듭 주문했다. 더불어 “그 집행률을 높이려고 지방재정을 무리하게 집행한다거나 그 예산을 소극적으로 편성하는 등의 문제점은 없는지도 이참에 살펴봐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국적으론 총 395조9,370억 원대에 달하는 지방예산 중 10.1%, 즉 39조9,930억 원을 못쓰고 남긴 것으로 추산됐다.
분야별론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 맞은 문화관광분야 집행률이 73.7%에 그쳐 가장 낮았다. 뒤이어 국토 및 지역개발(74.1%), 교통 및 물류(77.8%), 농림해양수산(85.9%), 환경(86.6%) 등의 순이다.
반대로 사회복지분야는 97.0%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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