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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  정성학
- 2020년 11월 29일 13시15분

<뉴스초점> 전북발 '고향사랑 기부제' 급제동

국민의힘측 반발에 상임위 통과한 법안 법사위서 또 발목
답례품 제공과 준조세 저항 등 문제삼아 연내처리 빨간불
민주당, "소멸위기에 처한 농어촌 더이상 외면해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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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제21대 국회 첫 정기회 D-10



전북발 고향사랑 기부금제 도입법이 국민의힘측 반발에 급제동 걸렸다.

비수도권 지자체 재정난 해소와 농어민 소득증대 등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를 무색하게 자칫 10여년째 반복되는 논쟁속에 또다시 흐지부지 될 조짐이다. 그 실태를 들여다봤다.



“여야 합의로 상임위 통과한 법안 법사위서 발목”

국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여야 합의로 상임위, 즉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해 주목받아온 고향사랑 기부금제 도입법이 국민의힘측 법사위원들 반대론에 밀려 법사위 제2소위로 넘어갔다.

이는 여야간 논의가 더 필요한 쟁점 법안이란 의미가 담겼다.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이 법사위 제2소위에 회부되는 것은 흔치않은 사례다.

그만큼 연내 처리는 쉽지않게 생겼다. 현 상태라면 21대 국회도 20대처럼 여야간 지리한 공방전 속에 폐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상임위 심의 과정에서 논란됐던 쟁점 사항들을 다시 문제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부자들에 대한 답례품(농특산물) 제공은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거나 기부금제 자체가 준조세 성격을 지녔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는 전언이다.

더불어민주당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대표 발의자인 한병도(익산을) 의원 등 민주당 행안위원들은 공동 성명을 내고 “선관위 유권해석을 통해 답례품 규정이 문제의 소지가 없다는 것이 명백해지는 등 이미 상임위 심의 과정에서 쟁점이 모두 해소돼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법안을 또다시 발목잡은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의 행태에 분노한다”며 “국민의힘측은 이번 정기국회가 끝나기 전에 조속히 법사위 제2소위를 열어 법안을 반드시 처리해야만 할 것”이라고 강력 촉구했다.

아울러 “앞선 2008년 고향납세를 도입한 일본은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답례품 제공을 위한 공장이 생기고 일자리까지 늘어나고 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현재 우리 농어촌과 지방이 맞닥뜨린 현실을 더이상 외면해선 안 될 것”이라며 법안 처리를 거듭 촉구했다.





“지방재정난 해소와 농특산물 판촉 등 일석이조”

고향 기부금제는 말그대로 나고자란 고향, 또는 마음의 고향에 발전기금을 기부하는 제도를 말한다.

지자체들은 이를 모금할 수 있고 기부자에겐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고향에서 생산된 농특산물을 그 답례품으로 제공할 수도 있어 도농상생 효과가 클 것이란 기대를 모아왔다.

그 효과는 이미 일본에서 검증됐다.

실제로 일본 총무성 자료에 따르면 자국민들의 기부금은 2017년도 기준 총 3,653억엔,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3조7,000억 원대에 달했다. 전체 기부 건수도 1,730만 건을 넘겼다.

특히, 농특산물을 답례품으로 제공한 2014년부터 증가세가 가팔랐다. 기부금제를 첫 시행한 2008년과 비교하면 금액으론 약 45배, 건수론 323배 가까이 늘었다.

국내에선 2009년 유성엽 전 국회의원(정읍고창)을 중심으로 여야 13명이 관련법 개정안 4건을 발의했지만 중앙정부와 수도권 반발로 모두 무산됐다.

그러나 2017년 전북도의회가 다시 공론화하고 나섰고 전국 지방의회와 농민단체 등이 이를 지지해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대권주자였던 문재인 대통령 또한 이를 공약화 했고 집권 직후에 4대 재정분권 과제로 채택해 한층 더 큰 기대를 모아왔다.



“소멸위기에 처한 농어촌 더이상 외면해선 안돼”

전북연구원이 그즈음 내놓았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고향 기부금제 도입시 도내 지자체에는 한 해 약 1,917억 원대에 달하는 기부금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됐다.

구체적으론 타 지방에 사는 전북출신 출향민들이 도내에 약 2,341억 여원을 기부하고, 반대로 전북에 사는 타 지방 출향민들이 424억여 원을 자신의 고향에 기부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타향살이 중인 전북출신 출향민이 180만여명, 이 가운데 경제활동인구는 63%, 이중 78%가량이 기부의사를 지녔고 그 예상액은 연평균 27만6,000여 원이란 사전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도출됐다.

전국적으론 전남지역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유입액과 유출액을 비교분석한 결과 약 3,248억 원을 이득 볼 것으로 계산됐다.

경북(+2,616억여원), 충남(+1,465억여원), 경남(+1,276억여원) 등도 마찬가지다. 자연스레 농특산물 소비도 그만큼 많이 촉진될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국회에선 여전히 그 도입 여부를 놓고 다툼을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첫 공론화가 시작된지 만 11년째다.

국내 공론화의 불씨를 되살려온 주역 중 한명인 양성빈 지방의정활동연구소장(전 전북도의원)은 안타까움을 표했다.

양 소장은 “고향사랑 기부금제는 인구감소와 세입감소 등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소멸위기에 처한 지방도시를 되살리고 농가소득 증대와 도농상생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온 제도”라며 “그런 점을 고려해 야당도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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