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권동혁 - 2020년 10월 27일 15시38분
`돈 먹는 하마' 전주승마장' 일반-학생 이용 중심으로
전주승마장, 최근 3년간 11억원 등 만성 경영 적자전주시설공단, 위탁 관리제 폐지-체험프로그램 확대키로
“대폭적 시설 개선과 경영 수지 끌어올릴 적극적 관심 필요”
27일 전주시설공단은 승마장 경영 적자 해소책으로 위탁 관리 마필을 퇴출시키기로 하고, 이달 초 자마동우회가 관리를 맡긴 16마리를 내보냈다고 밝혔다. 또 공단은 개인이 위탁한 말 3마리도 관리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연말까지 마사 등에 대한 사용을 취소할 방침이다.
공단이 위탁 관리 마필에 대한 정리에 나선 것은 매년 누적되고 있는 적자폭을 줄이고, 최근 일부에서 발생한 갑질 등을 근절하기 위해서다.
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주승마장에서 관리하는 마필은 모두 47필. 이 가운데 공단 소유로 돼 있는 말은 경찰기마대용 2마리를 제외한 26마리로 전체의 반절 정도다. 나머지는 자마동우회로 불리는 개인용 말 16마리와 자마위탁 3마리 등 19마리다.
문제는 동우회와 자마위탁 말의 관리비 형식으로 받은 금액이다. 공단은 그동안 개인위탁 마필의 경우 마사당 사용료와 사료비, 관리비 등으로 매월 66만원을 받았다. 또 자마동우회는 자체관리로 인해 매월 마사사용료 13만5,000원과 단체가 사용하는 사무실임대료를 연간 98만원 청구하는 게 전부였다. 전체적인 승마장 운영비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수입으로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주승마장은 최근 3년간 11억6,400여 만원의 운영 적자를 냈다. 2017년에 2억8,000만원, 2018년 3억9,300만원, 지난해 4억9,100만원 등이다. 반면 승마장에서 거둬들인 수입은 지출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의 경우만 해도 7억6,300만원을 지출했지만 수입은 2억7,100만원에 그쳤다.
위탁 관리 마필 퇴출은 경영적인 이유에서만은 아니다. 최근에는 동우회 일부 회원이 승마장 직원에게 폭행을 행사해 갑질 논란까지 불거진 바 있다.
공단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탁 관리 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학생 등이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대폭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올해 기준 100여 명 수준의 학생승마체험 프로그램 이용자를 내년부터는 400여 명까지 확대한다는 것이다. 공단 관계자는 “위탁 관리 제도를 사실상 폐지하고 체험프로그램을 크게 늘리면 적자의 폭을 훨씬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부에서 발생했던 불미스러운 일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주승마장은 공단의 이런 개선책 마련에도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승마장이 큰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를 가지고 있을뿐더러 시설이 건립된 지 30여 년이나 되면서 개·보수로 상당 비용이 지출되고 있어서다.
최근 3년만 해도 승마장에서 인건비와 사료, 마장구 구입, 운영 경비 등 통상적 지출을 빼고 들어간 시설 개·보수나 실내마장전기공사, 벽체균열보수고강 등 시설 노후로 인한 지출 비용은 5억7,400만원에 달한다.
정섬길 전주시의원은 “그동안은 승마장 이용자가 극히 제한적이어서 다수 시민을 위한 공공체육시설인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면서 “시설공단이 개선책을 마련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는 만큼, 시설 개선을 위한 투자와 경영 수지를 끌어올릴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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