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12월 22일 16시29분
[기고]교병필패(驕兵必敗)의 입법 폭주, ‘DC&NR’로 바로잡아야
현재 거대 권력이 내세우는 정책과 입법 방향은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강제된 선의’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자유주의 경제학자인 ‘프리드리히 A. 하이에크’는 『치명적 자만(The Fatal Conceit)』에서 인간의 이성이 복잡한 사회 질서를 중앙에서 설계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오만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다수 의석을 가진 거대 여당인 민주당은 ‘공익 실현’이라는 명분 아래 개인의 사적 영역과 시장의 자율성까지 국가의 통제 아래 두려 합니다. 이는 하이에크가 비판했듯이, 복잡한 사회 생태계를 중앙의 지시로 통제할 수 있다는 ‘치명적 자만’에서 비롯되며, 결국 시장과 전문직의 활력을 억누르고 정책적 비효율과 법치적 공백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최근 사법부 판결에 대한 집단적 공격, 검찰 무력화 시도 등은 근대 자유주의 아버지인 벤자맹 콩스탕이 가장 경계했던 ‘자의적 권력(Arbitrary Power)’의 부활을 경고합니다. ‘자의적 권력’이란 법이 아닌 지배자의 변덕스러운 의지에 따라 통치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곧 자유의 소멸을 뜻합니다. 영국의 고전적 자유주의의 아버지 존 로크는 『통치론(Two Treatises of Government)』에서 법은 권력을 통제하고 시민의 자유를 보장하는 확고한 경계선이며,“통치자라 할지라도 선포된, 확고한 법률에 따라 지배해야 한다”면서 법치주의(Rule of Law)의 핵심을 확립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대한민국은 다수 의석의 힘이 곧 법이라는 ‘입법 만능주의’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법치주의는 권력을 통제하는 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거대 권력은 스스로를 법 위에 두고 사법 체계의 독립성마저 위협하며 헌정 질서의 기초를 허물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혼란 속에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나침반은 바로 DC&NR(Diversity, Complexity & Noble Righteousness) 개념입니다. 현대 사회는 단 하나의 정답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극도의 ‘복잡성(Complexity)’을 띠고 있으며, 권력이 모든 문제의 해결사가 될 수 없음을 고백하는 ‘겸손의 정치’로의 복귀가 필요합니다. 다양성(Diversity)은 단순히 집단의 숫자를 넘어, 서로 다른 관점과 전문성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경쟁하고 성장할 수 있는 자유로운 환경을 의미합니다. 여기에 인류가 지향해 온 보편적 가치와 헌법적 가치를 지키려는 고귀한 정의(Noble Righteousness)가 방향성을 제시해야 합니다.
진정한 자유는 국가 권력의 획일적 통제나 무질서한 방임 아래에서는 성립할 수 없습니다. 미국의 건국 아버지이자 자유주의 사상가인 토머스 제퍼슨은 “정부가 가장 적게 지배할 때 가장 잘 지배한다”고 말하며, 국가 권력의 축소와 개인의 자율성 확대를 강조했습니다. 자유는 나뉠 수 없습니다. 사법권의 독립을 흔들고 전문직과 시장경제의 자율권을 억압하는 행위는 결국 공동체 전체의 자유를 훼손합니다. DC&NR은 무한히 팽창하는 국가 권력으로부터 개인의 존엄을 지키고, 시장경제를 확대하고, 법치의 파괴를 막아내는 최후의 보루가 될 것입니다. 이제 거대 권력은 오만을 버리고 복잡한 현실 세계의 질서를 존중하는 법치주의로 돌아와야 합니다. 정치가 이 길을 택할 때, 대한민국에 비로소 책임 있는 진정한 자유민주국가가 될 것입니다.
/자유주의 전북포럼 공동대표 조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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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12-2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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