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12월 21일 15시23분
[월요아침]인백기천(人百己千)
“인간의 재능은 타고나는 면도 있지만결국 자신의 노력에 의해서 발휘된다”
‘중용’에서는 ‘현명함과 강건한 태도로 하면 어리석음을 떨치고 현명해질 수 있고 유약함을 극복하고 강건해질 수 있다’고 했다. 현명해져야 갈 길을 제시할 수 있고 강건해야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데, 그 둘 다 하려면 불굴의 노력이 필요하다.
노력을 강조하는 것은 동서양 천재들의 인터뷰 내용 가운데 공통점으로, 천재가 아닌 우리 같은 범인들은 말할 것도 없다. 끊임없는 노력과 실천 없이는 그 어떠한 목적에도 도달할 수 없다.
“어느 분야에서든 세계 수준의 전문가, 마스터가 되려면 1만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 이 말은 미국의 신경과학자이자 작가이고 또 음악가이며 심리학 교수인 ‘다니엘 레비틴’이 한 말이다. 그는 ‘1만 시간의 법칙’은 어느 분야에서든 세계 수준의 전문가, 마스터가 되려면 1만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기억이나 응용에 다소 차이는 있겠으나 타고난 천재가 과연 있을까? 역사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에는 많은 천재가 있었다. 천재로 잘 알려진 최치원은 통일신라 말기 6두품의 족쇄를 가지고 태어났다. 6두품은 신라의 골품제에서 성골 진골 다음으로 높은 계급이다. 왕경인 귀족 중 최상위의 두품이다. 오늘날로 치면 차관직까지 오를 수 있는 신분이다.
최치원은 12세의 어린 나이에 중국 당나라로 유학을 떠났다. 당시 당나라 예부시랑 배찬(裵瓚)에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치루는 과거시험인 빈공과가 있었다. 그는 유학을 떠난지 6년만인 18세 때 장원 급제했다. 아버지가 생각한 10년보다 4년이나 앞당긴 것이다.
이후 고국인 신라로 돌아왔고 임금이 최치원에게 “어린 나이에 홀로 유학을 떠나 이렇게 빨리 성공을 거둔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때 최치원이 임금에게 올린 글이 ‘계원필경(桂苑筆耕)’이다. 아버지로부터 “인백지기천지(人百之己千之)”라는 글을 받고 학문으로 성공을 이루기 전에는 돌아오지 말라는 엄한 아버지의 말씀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술회했다.
남들이 백번을 해서 할 일을 그는 천 번에 걸쳐 해서 이루었다고 했다(人百之己千之). 이 말은 ‘중용’에서 유래한 말로 원문에는 ‘남이 한 번에 되면 나는 백 번을 해보고, 남이 열 번에 되거든 나는 천 번을 해본다(人一能之 己百之, 人十能之 己千之).’라고 했다. 무엇이든 하지 않는다면 몰라도 한다고 마음을 먹었으면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태도를 말한 대목이다.
천재라 불릴 만큼 영특했던 최치원 역시 백 번에 안 되면 천 번을 하겠다는 노력의 자세를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비결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부단한 자기 노력을 통해 성공을 이룬 것이다. 그것도 신라가 아닌 중국 당나라 과거시험에서 당당히 장원급제한 것이다.
노력이란 단어는 말로 하기는 쉬워도 그것을 한결같은 자세로 꾸준하게 실천해 나가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뛰어난 재능을 지닌 사람들을 보면서, 자신의 재능 없음을 탓하기도 한다. 분명 남보다 뛰어난 재능을 지닌 것은 축복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완성하는 것은 철저한 준비와 피나는 노력뿐이다. 그 누구도 노력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당시 최고의 천재라고 칭송받던 최치원도 다른 사람이 백 번 노력할 때 천 번의 노력을 했다는데, 우리는 한두 번 해보고 안 된다고 포기할 때가 많다. 그러나 남이 한 걸음 갈 때 나는 열 걸음 가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노력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늦게 피는 꽃은 있어도 피지 않는 꽃은 없다고 한다. 오늘도 성실하게 노력하는 여러분들을 응원한다./이태현(고원공간정보 부회장/전 무주부군수)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면 : 2025-12-22 6면
http://sjbnews.com/867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