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12월 04일 14시50분
'이재명표 기본소득' 시작도 전에 삐거덕
-재정난 속 기존 복지사업 축소에 시민들 반발-수혜자 특정계층→ 전 시민 확대 불가피 해명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시작도 전에 삐거덕 거리고 있다.
국책사업이란 이름을 무색케 지방비 부담이 과도해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의 예산 짜내기, 즉 유사한 성격의 기존 복지사업은 통폐합이 불가피할 것 같다는 우려가 현실화 된 탓이다.
농어촌기본소득순창군민운동본부 이선형 의장과 오은미(순창·농업복지위) 도의원 등은 4일 전북자치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범사업지인 순창군에서 불거진 이 같은 문제를 열거한 채 “기본소득 지급을 이유로 기존 복지사업 예산을 대거 삭감한 것은 부당하다”며 원상복구를 강력 촉구했다.
앞서 순창군은 기본소득용 군비 145억 원이 필요하다며 청년종자통장 7억원, 아동행복수당 22억원, 농민소득보전 103억 원을 삭감한 2026년도 예산안을 군의회에 제출했다. 해당 예산을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안으로, 오는 19일 본회의 상정을 목표로 상임위 심사가 한창이다.
단체측은 이를놓고 “기존 복지사업비를 기본소득이란 이름으로 간판만 바꿔다는 것과 뭐가 다르냐”며 반발했다.
순창군이 재정난을 그 이유로 든 것을 놓고서도 “실제론 지난해 1,480억 원대에 달하는 초과 세수가 발생한데다 올해 세입 또한 4% 가까이 증가했고, 현재 19.24%인 지방교부세율도 앞으론 24.24%로 상향되는 등 사실과 다르다”고 정면 반박했다.
게다가 “당초 18%였던 전북도의 기본소득 분담비율도 30%로 상향 조정돼 순창군의 재정부담은 그만큼 줄었다”고 질타했다. 그럼에도 “문제의 예산안을 고집하는 것은 기존 복지사업비를 가지고 기본소득이라며 생색을 내려는 우격다짐에 불과하다”며 원상복구 필요성에 목청을 높였다.
순창군은 즉각, 입장문을 통해 “예산을 축소한 사업들은 기본소득과 성격이 유사해 중복 수혜 논란을 없애자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특히, “그동안 특정 계층만 혜택을 받던 해당 복지사업들을 축소하면 모든 군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기본소득을 추진할 수 있다”며 거듭 지지를 호소했다.
이 같은 논란은 전날(3일) 시범사업지로 추가 선정된 장수군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적지않아 주목된다.
군 관계자는 “급작스레 시범사업지에 포함돼 지금당장 뭐라 할말이 없다.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은 앞으로 관계부서 등과 협의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기본소득 시범사업지 주민들은 모두 내년부터 2년간 나이, 직업, 소득 등에 상관없이 매월 15만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이 주어진다.
정부는 시범사업 후 평가를 거쳐 전면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하지만 그 재정부담을 지자체에 떠넘긴 꼴이라 지속가능성이 의문시 된다는 비판이 꼬리 물었다.
실제로 국·지방비 분담비율은 4대6, 즉 지자체가 정부보다 무려 20%포인트 더 높은 60%로 설계됐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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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12-0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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