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12월 03일 15시05분
[오늘의 길목]자기 내면의 “희열”
며칠 전 오랫동안 지속해 온 아주 작은 동아리 회원들과 고창 운곡습지를 사드락 사드락 낙엽을 밟으며, 집게와 쓰레기봉투를 들고 플로깅 행사를 하면서 전북 서해안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보존과 현명한 활용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공유했었다.
김장철 바쁜 시간들 속에서 함께 해준 회원들의 예쁜 마음과 환한 미소, 자연을 사랑하고 고창의 세계유산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애향심. 열정 속에서 소소한 보람이 있었고 그 작고 소박한 행사가 끝났음에도 평소에 느껴보지 못한 뿌듯함에 다음 달에도 만나서, 아니 매달 함께 모여 고창의 세계유산에 대해 공부하고 쓰레기를 줍는, 이 즐겁고 벅찬 감정과 희열. 치유. 회복의 시간을 지속하기로 약속했다.
이 벅찬 감정은 외부의 기준이나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내면에 집중할 때 경험할 수 있는 감정의 정점으로 진정한 자아실현의 계기가 되었고,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과거에 대한 집착없이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존재하며 몰입할 때만, 찾아온 행복이었으며, 내가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존재의 가치와 내 자신 스스로에 대한 깊은 사랑과 진리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보석같은 경험과 자신의 잠재력을 재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은 진정한 희열의 순간이었다고 자부한다.
조선의 학자 김득신은 머리가 둔해 글을 늦게 깨우쳤지만 책 읽기는 무척 좋아해서 기록에 따르면 김득신은 “사기”의 “백이열전을 무려 11만번을 넘게 읽었다고 합니다. 그의 독수기에는 수백 번 읽은 책만 남겼다고 전해질 정도이며, 자기 서재를 ”억만재“라 이름 지어 독서의 집념을 보이기도 했던 인물로 전해지고 있다.
그에게 독서는 인생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진정한 희열의 삶“ 이었고, 사회의 편견과 둔재라는 한계를 넘어선, 그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자기 내면의 희열을 따랐고 실천한 주인공의 사례라고 생각한다. 김득신은 끊임없는 독서와 학문에 집념을 보인 끝에 59세에 문과에 급제해서 재능이 부족하다는 평가에서도 굴하지 않고, 성실한 노력으로 ”독서의 즐거움“을 만난 덕분에 진정한 희열을 느낄 수 있었다고 강조하고 싶다.
우리 모두에게는 어려움과 힘듦이라는 삶의 공통된 사건들이 ”희열“속에 숨겨져 있다. 무엇인가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그 과정 속에는 내 자신이 살아야 하는, 추구할 만한 가치와 목적을 발견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와 소소한 보람. 벅찬 감정이 용솟음쳐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현재에 몰입할 때 찾아오는 깊은 기쁨과 충만함을 ”자기 내면의 희열“이 대변해 주고 있다고 확신한다. 좋은 동아리 모임, 자유로운 여행, 한 권의 책, 산책 하기, 노래 부르기 등 내면의 희열을 따라 새로운 자기를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안승현(지속가능발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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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12-0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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