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12월 03일 15시02분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언제나 가장 특별한 고군산
무녀도초등학교 '섬과 섬이 잡은 손, 고군산군도'
고군산군도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직접 찍은 사진과 그 사진을 소개하는 글을 담아 놓았다. 사진첩이며 학교 문집이지만 이 책은 문집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무녀봉에서 바라보는 무녀도초등학교와 무녀도 마을 전경, 선유8경에 들어가는 망주봉, 평사낙안 해안이 앞표지에 보이며이 책이 예사롭지 않음을 예고한다.
뒷표지는 5학년 남예준 학생의 옥돌해수욕장 석양이 담겼다. 설마,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이런 사진을? 하고 놀랄지도 모른다. 그렇다. 이곳은 아름다운 사진의 보고 고군산군도이다. 예준이의 집 앞이 바로 이 옥돌해수욕장인 것이다. 그래서 예준이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석양을 매일 집안으로 들여놓는다.
이뿐만 아니다. 6학년 한영훈 학생은 고군산의 산과 그 산을 깎고 만든 길을 사진으로 담아낸다. 국가지질공원인 월영대 자락을 깎고, 신시도의 당산까지 두 동강 내버린 길을 따라간다. 그 길엔 무녀도, 선유도를 지나 장자도, 대장도까지의 길이 있고, 다섯, 여섯 개의 크고 작은 산을 깎아 냈다. 다만 선유봉 아래에 선유 터널을 뚫어 그나마 선유봉을 지켜낸 것이 위로라면 위로일지도 모르겠다.
영훈이는 고군산의 등대를 모두 사진으로 담았다. 육지에서 보이지 않는 등대는 배를 타고 지나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흰색, 초록, 노랑, 빨강, 검정색의 5가지 색깔의 의미를 알아내고, 고군산군도에는 모두 몇 개의 등대가 어디에 있는지도 살펴본다(모두 30개였지만 이것은 정확하지 않다. 새만금방조제가 들어서면서 등대의 숫자는 더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고군산군도의 등대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하고 싶다면 영훈이의 등대 안내는 가장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다.
이 책은 한영훈 학생의 비응항에서 말도까지의 고군산군도 안내로 이 책은 시작된다. 5학년 박가영 학생은 신시도를, 남예준 학생은 선유도를, 박시후 학생은 장자도와 대장도를, 4학년 한정은 학생은 무녀도를 담았다. 고군산군도의 역사, 문화, 경제생활, 1970년대와 현재 등을 사진으로 소개한다. 또, 이 책은 두, 세 시간 만에 고군산군도를 운전하며 다녀온다면 절대 보이지 않았을 것들을 담아 두었다. 섬에 이름이 생긴 유래에서부터 각 마을의 옛 이름과 그 이름의 뜻을 찾아내고 기록처럼 남겨 놓거나 이곳의 평범한 식물에서부터 특히 이곳에서만 자라는 식물까지 다양하게 소개한다. 이에 더해 어디에서 찍어도 아름다운 고군산군도의 아름다운 풍경까지 고스란히 담아놓은 것은 덤이다.
교장으로 있는 경종호 시인은 "이렇게 아이들은 자기의 이름이 새겨진 첫 책을 냈다. 그것도 자기들이 살고 있는 고군산군도를 알아내어 소개하는 책이다. 신선하다. 이렇게 어린 작가들이 소개하는 자기 마을, 고장이라니!"라면서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답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한, 이 섬에 가 보시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단, 이 책은 비매품으로, 판매되지는 않는다. 다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무녀도초등학교에 문의를 하면 도움이 받을 수 있다./이종근기자
지면 : 2025-12-0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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