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12월 01일 15시42분
[아침발걸음]불안을 잠재우며 하루를 온전히 내 것으로 사는 방법
휴일에 쉰다면서 멍하게 있을 때도 불안할 때 많다. 아무것도 안 해도 불안한 게 삶이다. 누구는 불안이 저주라고 하지만 우리 뇌가 불안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도록 설정되었다. 학자들은 불안은 뇌에서 위험을 감지하는 ‘생존 장치’라고 설명한다. 죽을 때까지 불안을 없애는 일은 이미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불안을 줄여 나가면서 조절해야 잘 산다. 불안을 줄이는 방법은 있을까? 있다. 아주 간단하다. ‘행동’하면 된다. 행동을 했더니 위험이 없어지거나, 위험이 아니라는 것을 판별하면 뇌에서 불안은 급속하게 떨어지거나 상쇄된다.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벽 보고 가만히 앉아 있다고 해서 불안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일에 대한 것이면 바로 일 처리해야 한다. 잘 되거나 문제 있거나 어떤 상황이든 움직여 나가면서 수정보완하면 불안은 줄어 들기 마련이다. 아무것도 안 할 때 불안은 커진다.
일도 많고 머리도 아픈데 불안까지 왔다. 아침에 무작정 나왔던 이유다. 걸었던 등산로의 단풍도 좋았고 하늘은 높았다. 헬스클럽은 오전에 텅텅 빈다. 그곳도 온전히 내 것처럼 썼다. 아무도 없으니 샤워실도 혼자서 썼다. 심리적으로 고민이 많을 때 운동하면 좋다. 운동하며 몸을 움직일 때 엔도르핀, 세로토닌, 마이오카인, 테스토스테론 등을 분비시킨다. 그리고 100평 가까운 카페를 내 사무실처럼 썼다. 하루 종일 크고 비싼 공간은 모두 내 것이 된다. 만 원 내고 모과차 한 잔과 고구마 하나 시켜 먹었다. 헬스클럽 6개월 끊으면 한 달에 3만 원 조금 넘는 돈이다. 하루 2천 원이 안 되는 돈이다.
수백억 쌓아두고 100평 아파트에 살아도 누리지 못하면 내 것이 아닌 불안 덩어리다. 내 것처럼 사는 일은 지금 공간에 머무는 모든 곳에서 주인처럼 행세하면 그만이다. 주인이 되는 순간 책임이 따르지만, 그 자유에 비할까 싶다. 숫자로 채워진 은행 통장에 매몰되지 말고 지금 이 순간 내 앞에 있는 모든 것을 누리고 살아 낼 수 있는 주인으로서의 삶을 계속 유지해야 건강할 수 있다. 삶의 내용이 아닌 외적으로 보여지는 것에 주눅들 일이 아니다. 누군가와 경쟁할 필요도 없다. 내 하루를 가진 것 없는 거지처럼 살았는지, 모두를 누렸는지를 돌아 보면 내 삶이 보인다. 잠은 여전히 늦게 온다. 조금 빨리 자려는 노력은 해 봐야겠다. 내일도 이 루틴을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다. 하루를 온전히 누리면서 삶을 내 것으로 사는 일상이다. /정건희(청소년자치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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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12-0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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