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11월 23일 15시07분
[온누리]프리다 칼로
플리다 칼로는 멕시코의 화가이다. 그녀의 삶은 그 누구보다 아프고 치열했다. 칼로의 사망 후 멕시코 정부는 그녀의 모든 작품을 국보로 지정해 한점도 외부로 방출할 수 없게 했다. 멕시코의 전통을 지키면서도 변혁적인 세계를 표현한 화가로 평가받는다.
1907년 칼로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머니의 산후병으로 원주민 유모의 젖을 먹고 자란 기억이 멕시코인의 정체성을 갖게 했다고 한다. 사진작가였던 아버지는 그녀가 하는 일을 응원했다. 또 철학, 고고학, 음악, 미술 등에 소양을 길러 변혁적 가치를 추구하게 했다.
칼로가 6살 때 척추성 소아마비가 찾아왔다. 일곱 번의 수술을 거친 후 피나는 재활 훈련으로 겨우 걸을 수 있었으나 오른쪽 다리가 짧고 가는 장애가 남았다. 가늘고 짧은 다리를 가리려 양말을 여러 켤레 끼워 신고, 신발 굽을 높였다고 한다. 이후 수영과 복싱 등 과격한 운동을 즐기며 극복했다.
15살에 멕시코 최고의 교육기관인 국립 예비학교에 입학했다. 당시 천재들만이 가는 학교여서 아버지가 기뻐했다고 한다. 그곳에서 민중벽화 화가 디에고 리베라를 만나 공산주의자가 된다. 이런 전향이 1940년 러시아 혁명가 트로츠키가 멕시코로 망명 왔을 때, 집에 머물게 하며 사랑하는 사이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열여덟 살이던 1925년 두 번째 시련이 찾아왔다. 칼로가 탄 버스가 전차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왼쪽 다리 열한 곳과 요추, 골반, 쇄골이 골절되고, 오른발 탈골에 갈비뼈가 부러졌다. 이때 아버지가 미술도구를 가져다주며 화가의 길로 인도한다. 무려 스물여덟 번의 수술을 거쳐 칼로는 기적처럼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고, 스물한 살 연상의 디에고 리베라와 결혼까지 한다.
아이를 갖고 싶었으나 사고 후유증으로 인한 계속되는 유산과 남편의 여성 편력으로 고통은 계속됐다. 칼로에게는 평생 세 가지 소원이 있었다고 한다. 디에고와 함께 사는 것, 그림을 계속 그리는 것, 혁명가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꿈을 다 이루지 못하고 1954년 4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프리다 칼로의 삶을 그린 영화 ‘프리다’가 2002년 미국에서 제작됐고, 2023년 뮤지컬 ‘프리다 칼로’가 코액스에서 공연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얼마 전 경매에서 칼로의 자화상 ‘꿈(침대)’이 우리 돈 805억 원에 낙찰됐다고 한다. 역대 여성 작가 작품의 최고가 기록이다. 가격이 작가와 예술의 가치는 아니지만, 칼로의 불꽃 같은 삶과 작품이 인정을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김판용(시인·전북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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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11-2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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