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백용규 - 2025년 11월 23일 09시39분
김제시 행정사무감사가 남긴 과제
“예산의 관성을 줄이고, 미래세대를 위한 기반을 넓혀야 한다”
이번 감사는 57개 부서를 살펴 시정의 성과를 확인하는 동시에, 행정 운영 전반에서 보완해야 할 사안들이 드러난 자리였다.
황배연 위원장은 지난 21일 강평을 통해 “행정의 방향을 시민의 삶에 더 가깝게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제시는 공약이행 SA등급, 재정운영 가등급, 새만금 신항 국가관리 무역항 지정 등 의미 있는 성취를 쌓아왔다. 그러나 예산 집행의 난맥, 미래세대 정책의 미흡함, 농업·복지·환경 분야의 구조적 부담은 여전히 풀어가야 할 문제로 제기됐다. 성과와 과제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 예산 집행의 흐름을 안정적으로 잡는 일부터
명시이월과 사고이월이 반복되는 예산 운용은 행정의 계획성을 흔들고, 사업 추진의 탄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여러 해에 걸쳐 진행되는 대규모 사업은 계속비 편성으로 관리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나온 만큼, 예산 구조를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
공모사업 추진 방식도 한 번쯤 돌아볼 시점이다.
국비·도비 확보 자체가 목표가 되면 시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각 사업이 시민에게 어떤 혜택을 돌려주는지 판단하는 절차를 더 면밀하게 갖춰야 한다는 점이 이번 감사에서 다시 확인됐다.
용역사업 역시 중복과 유사성이 줄지 않는 현실이 눈에 띄었다.
보고서로만 남는 용역이 아니라 정책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행정 효율성을 높이는 기본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 미래세대를 위한 정책은 더욱 섬세하고 체계적으로
미래세대 정책은 도시의 방향성과 지속가능성을 결정하는 근간이다.
아동과 청소년이 지역에서 성장 기반을 갖추기 위한 정책적 설계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드러났다.
지원 사업을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기반을 만들어 주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복지 분야의 여러 지점에서도 보완 필요성이 확인된다.
복지 사각지대 해소, 고독사 예방, 의료취약지 공공의료 확충, 공공산후조리원 마련, 치매안심마을 운영 강화 등은 시민 일상과 직결되는 과제들이다.
이 분야는 작은 변화가 큰 안심으로 이어질 수 있는 영역인 만큼, 더욱 실질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 새만금·농업·환경…김제의 미래를 설계하는 시선
새만금 관할권 확보 전략, 신항 개항 대비 논리 정립, 농작물 재해보험 개선, 전략작물 판로 마련, 방역 체계 정비 등은 김제의 중장기적 미래를 구성하는 핵심 의제들이다.
이 의제들은 행정의 속도와 깊이가 요구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특히 농업은 김제의 기둥 산업임에도, 기후 변화 대응력이 충분히 갖춰지지 못한 점이 눈에 띈다.
재해보험 제도 개선과 방역 체계 강화는 단순 행정 조치가 아니라 지역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환경·경제·생활 현안에서도 시민의 불편이 반복되는 지점이 확인된다.
축산 악취, 불법 폐기물 투기, 소상공인 지원 공백, 체육시설 편중, 배수시설 미흡 등은 꾸준한 손질이 필요하다.
△ 성과가 시민의 체감으로 이어지려면
김제시가 이룬 여러 성취는 값지다.
그러나 성취가 시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행정의 접근 방식이 조금 더 섬세해지고, 보다 시민 중심으로 조정될 필요가 있다.
행정이 스스로의 지표를 ‘성과’에서 ‘변화’로 옮겨가는 과정이 요구된다.
김제상공회의소 설립, 혁신클러스터 예타 선정, 대통령상 수상 등도 지역에 활력을 더하는 사례들이지만, 이 성과들이 시민의 일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행정의 지속적 관심과 구현력이 필요하다.
△ 방향을 바로잡는 일은 결국 행정의 몫
이번 감사는 행정을 꾸짖는 자리가 아니라 다음 단계를 향해 정비할 기회를 다시 확인한 과정이다.
지적된 내용들은 모두 시민의 삶을 더 안전하고, 더 편안하게 만들기 위한 요청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행정이 방향을 조금씩 조정하고, 시민 가까이에서 문제를 바라볼 때 김제의 변화는 더욱 탄탄해질 것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조금 더 세심한 태도와 꾸준한 실행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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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11-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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