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박은희 - 2025년 11월 16일 14시04분
식품보감, 전통 의학에서 디지털 플랫폼까지
- 『동의보감』이 다시 여는 건강의 길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우리 조상들의 건강 지혜를 집대성한 전통 의학서 『동의보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수백 년 전 편찬된 이 고서는 단순한 의학 지식을 넘어서, 우리 땅에서 자생하는 다양한 자원을 기반으로 한 생활 속 건강 철학을 집약한 백과사전이자, 전통 의학의 정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방대한 분량과 전문적인 한의학 용어로 인해 일반 국민이 일상에서 활용하기에는 접근성이 낮은 것이 현실이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동의보감』에 담긴 전통 지식을 국민의 일상에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전통 의서의 원리를 식품에 적용한 실용서 『동의보감 속 식품보감』 시리즈를 총 6권으로 발간하고, 이를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건강 정보 서비스로 구축하였다.
이 시리즈는 『동의보감』에 수록된 곡식, 과실, 채소, 약초, 가공식품 등 우리 식생활과 밀접한 식재료 428종을 선별해, 각 재료의 한의학적 효능, 성질, 섭취 방법, 궁합 등을 알기 쉬운 언어로 풀어내어 이해도를 높였다. 나아가, 전통 지식의 현대적 활용을 위해 각 식재료의 효능과 기능성 성분을 수록하였고, 기능성 원료들을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함으로써 현대 과학의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기반도 마련하였다.
이렇게 축적된 방대한 정보는 농촌진흥청의 디지털 플랫폼 ‘농식품올바로’(http://koreanfood.rda.go.kr)를 통해 국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다. 해당 플랫폼의 ‘식품보감’ 서비스는 식품명 또는 효능별로 손쉽게 식재료 정보를 검색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일반 국민은 물론 식품 산업계, 연구자, 의료 및 교육기관에서도 활용도가 매우 높다.
특히, 이 플랫폼은 단순한 고전 문헌의 디지털화에 그치지 않고, 전통 의학 지식이 현대인의 건강 문제 해결과 기능성 식품 산업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실용성과 과학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국민은 보다 안전하고 정확한 건강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고, 관련 산업계는 새로운 제품 개발과 연구를 위한 신뢰도 높은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식품보감’의 디지털 전환은 전통 지식과 현대 과학, 디지털 기술이 융합한 혁신적인 사례로, 우리 농산물의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고 농업·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내산 식재료의 효능을 현대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공함으로써 농가 소득 증대는 물론, 기능성 식품 산업의 고부가가치 창출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줄 수 있다.
이제 『동의보감』은 더 이상 박물관 속에 머무는 유물이 아니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 모두에게 실질적인 건강 정보를 제공하는 ‘살아있는 지혜의 보고’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식품보감’ 플랫폼이 국민 건강을 지키는 동시에, 우리 농업과 식문화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이끄는 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국립식량과학원 발효가공식품과 농업연구사 박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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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11-1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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