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11월 12일 11시31분
"농촌 할매들의 시시(詩詩)한 이야기 들어보세요"
김순곤 외 '긍게 내가 좋드만'
경천면에는 어르신들이 참여하는 문해교육이 있다. 바로 완주군 ‘진달래학교! 한글반과 영어반으로 두 반이 있다. 그 어르신들이 이번에 경천애인작은도서관에서 주관하는 시집발간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어르신들이 농사도 지으시고 일자리 일도 하시면서 마을에서 가장 바지런하게 살고 있다. 이제 배워서 어디다 쓰겠느냐는 따가운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당당하게 가방을 메고 공부하러 왔다.
연로한 까닭에 눈이 침침하고, 연필 잡은 손에 쥐가 나도 배움을 멈출 수가 없다.
몇 번이나 차를 갈아타고 봉동에서 경천까지 오는 사람, 글공부를 시작한 지 3년 된 사람, 이제 막 1년이 된 사람, 따님의 열화 같은 권유로 몇 달 전 시작한 사람, 각기 다른 사연으로 모여 글을 배우고 싶고, 쓰고 싶다는 열망으로 이번에는 새로운 도전 앞에 큰 용기를 냈다.
김순곤, 김옥선, 김정례, 김정순, 여순덕, 유병순, 이현춘, 정수자, 조순금, 최양녀 등 10명의 어르신들이 글과 그림을 뽐낸다. 이정지 작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쓰기 작업에 참여했다.
조경아 경천애인작은도서관, 경천하모니 대표(완주군 문해교사)는 "어르신들이 배우고 익힌 한글로 손수 살아온 인생이야기들을 꾸밈없이 소박하게 따뜻한 80여 편의 이야기들로 시로 옮겨 표현했다"면서 "출판기념회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 경천면의 늦깎이 학생들을 격려해고, 시집 발간을 축하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출판기념회는 22일 오후 3시 경천면사무소 2층 회의실서 열린다./이종근기자
지면 : 2025-11-1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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