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11월 09일 12시06분
전라감영 방문한 외교관 접빈행사 재현
도립국악원 전라감영서 ‘전라감영 접빈례’
전라감영 접빈례는 1884년 11월 11일, 미국 외교관이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전라감영을 방문하여 남긴 최초 전라도 사진과 기록을 바탕으로 고증, 재현하는 행사로 작년에 이어 두 번째 개최하여 잊혔던 우리의 문화를 복원한다.
이날 행사는 접빈행렬과 특별공연으로 진행된다. 해설은 조법종 우석대학교 교수가 맡아 접빈례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접빈행렬은 (사)전통문화마을의 취타대와 임실필봉농악보존회의 대취타 거리행진이 경기전에서 풍남문을 걸쳐 전라감영까지 이어지며 성대한 행사의 시작을 알린다. 이어 전라감영 내 선화당 앞마당에서 국악원의 특별공연이 이어진다.
첫 프로그램은 국악관현악‘말발굽소리, 깨어난 초원’이다. 이 곡은 독특하고 다양한 리듬형으로 구성된 관현악 작품으로, 힘차게 내달리는 말발굽 소리처럼 역동적인 에너지가 넘친다. 흥겨운 장단과 웅장한 선율이 어우러져 대자연의 생명력과 초원의 기상을 느낄 수 있다.
이어지는 무대는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기 위해 왕비 또는 왕이 직접 춤을 춘다는 내용을 담은 ‘태평무’다. 화려한 궁중의 복식과 절제된 동작 속에서 국태민안(國泰民安)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으며, 우아하면서도 기품 있는 춤사위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 다음은 판소리 심청가 중 ‘눈뜨는 대목’으로,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이 다시 세상에 나와 아버지 심봉사를 만나 눈을 뜨는 장면을 담고 있다. 깊은 효심과 감동적인 서사가 함께 어우러지며, 판소리 특유의 서정성과 극적 표현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전통무용‘무고춤’은 궁중정재 중 하나이다. 동들이 북을 치며 추는 춤이다. 두드러지는 북장단과 함께 한 쌍의 나비가 훨훨 날아 꽃을 감도는 듯한 부드러움과, 두 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다투는 듯한 강렬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춤으로, 정중하면서도 역동적인 매력을 지닌다.
이어 민요 ‘풍년가’와 ‘들국화’가 무대를 장식한다.‘풍년가’는 한 해의 풍성한 수확에 대한 감사와 기쁨을 노래한 곡으로, 흥겨운 가락 속에 공동체의 행복이 묻어난다. 이어지는 ‘들국화’는 가을을 대표하는 꽃인 들국화의 소박한 아름다움과 인간의 섬세한 감정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며, 계절의 정취를 한껏 느끼게 한다.
유영대 원장은 "국악원은 지난 1회차의 성원에 힘입어 이번 2회차 행사에서는 더욱 다채로운 구성으로 도민에게는 문화적 자긍심을, 관광객에게는 전북만의 멋과 품격을 선사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공연이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새로운 문화 향연이 되길 기대한다”면서 “앞으로도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로 우리 전통예술이 일상 속에 더 깊이 자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이종근기자
지면 : 2025-11-1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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