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11월 05일 16시57분
“너를 안고 쓰다듬으며 내일이 오지 않길 바랐던 것”
작가의 첫 시집으로, 동시에 그 유리병은 영원히 변치 않으리라 믿었던 사랑의 상징이자, 깨지기 쉬운 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세상이 “와르르 무너져내리는”('그리고 예견된 미래'), 즉 세계는 멸망을 향해 가리라는 인식을 전제로 하여 시편들의 순서를 섬세하게 구성했다. 그러면서도 쉽게 절망하지 않는다.
시인은 무너져가는 폐허 속에서도 과거의 사랑이 남긴 잔해를 묵묵히 수집하고, 다음 사랑을 향해 걸음을 내딛는다. 아무리 강렬한 사랑도 이 세계가 멸망으로 치닫는 일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사랑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고 의연한 태도를 유지하는 시인의 첫 시집을 기쁜 마음으로 소개한다. "너를 안고 쓰다듬으며 내일이 오지 않길 바랐던 것”
모든 것이 무너진 폐허의 잔해 속해서, 끝끝내 길어올리는 차갑고 연약한 사랑의 인사가 지금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2022년 문학동네신인상을 통해 등단한 시인은 “섬세하고 치밀한 문장, 유려하고 자연스러운 언어 전개, 음영이 짙은 시선, 장면의 전환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잘 어우러진 화면 구성”(이수명, 시인)으로 완성도 높은 시 세계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너를 안고 쓰다듬으며 내일이 오지 않길 바랐던 것”/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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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11-0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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