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10월 29일 13시48분
4백년이나 된 임실 삼계향약
한국학호남진흥원, ‘임실향약1(삼계강사동계)’와 장흥향약2(용계면약)‘ 발간
전북특별자치도 유형문화유산 삼계강사계안(三溪講舍契案)은 132책과 고문서 92장이 1998년 전북특별자치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2021년 계안 1책이 추가 지정됐다.
이 자료는 1623년부터 작성되기 시작,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으니 삼계향약의 역사는 4백년이나 된다고 할 수 있다.
삼계강사계는 1621년, 천계(天啓) 원년 3월에 강사로 창립, 신기ㆍ둔덕ㆍ방축ㆍ우번ㆍ용정ㆍ대정ㆍ둔기ㆍ구장ㆍ운교리 등 7개 마을, 최, 이, 한, 김, 하, 장, 양 등 7성이 부근 학도들을 교육하는 서재로 운영됐다고 한다.
동계안과 시도기 및 용하기 등 135권의 성책 자료와 92장의 고문서로 이루어진 ‘삼계강사계안’은 조선후기 동계 조직과 향촌 사회의 실상 및 조선 후기 물가사를 연구하는 데 매우 귀중한 사료로 평가된다.
이번에 발간한 책은 동계안(洞契案), 교자계안(較子契案, 기타 계안, 강신안. 명문 등 낱장 문서로 구분된다.
계안(契案)을 책명에 따라 분류하면 ‘삼계계안’, ‘삼계동안’, ‘삼계선안’ 및 ‘동계직서안’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삼계계안’과 ‘삼계동안’은 둔덕방의 동계에 참여하였던 사람들의 명부이다. 현존하는 계안에 의하면 조선시대에 둔덕방에서는 대개의 경우 동계안의 초안 혹은 중수안을 작성할 때, 계원의 이름을 직접 동계안에 기록하지 않고 조그마한 쪽지(첨지)에 적어 명부에 붙였다. 명부에 붙이는 순서는 대개 생년월일 순이었다. 그런데 계원이 사망하면 계안에 붙어 있던 쪽지를 떼어 작고한 계원만으로 구성된 별도의 명부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바로 ‘동계선안’이다. 따라서 선안은 대체로 사망연월일순으로 작성되어 있다. ‘동계직서안’은 동계에 참여한 계원들의 이름을 직접 명부에 기록한 것을 일컫는다. 여러 건의 계안은 비록 서명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모두 둔덕방의 동계에 참여했던 계원들의 명부이다.
삼계계안(三溪契案)은 1623년, 1641년, 1655년, 1673년, 1706년(1711년), 1724년, 1736년, 1946년 등으로 소개됐다. 동계직서안은 1917년, 동계부표안은 1954년, 교계도료책은 1756년, 교자계안은 1804년, 교계안은 1851년의 자료다.
권수용 한국학호남진흥원 수석 연구위원은 “위기와 전환기에 살고 있는 우리는 ‘삼계강사(三溪講舍)‘는 400년 넘게 이어온 교화의 이념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면서 “삼계향약은 혼인이나 상장에 돕는 일이 가장 우선이었고, 친목 도모도 중요한 일이었으며, 19세기에는 후배 교육에 중점을 두었던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삼계강사(三溪講舍)’ 건물은 1850년 이후에 지어진 것이고, 그 자본은 서당계가 기반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이 ‘삼계강사’는 학동들의 교육 장소로 이용되었고 일제강점기 이후에는 오수공립학교학교 교실로 3년 동안 사용되기도 했다고 한다고 했다.
이들 고문서는 동계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것들이다. 그 중 대부분은 ‘공동납’에 관련된 것들이다. 조선 후기에는 중앙 정부나 지방 관아가 개개인이나 각 마을에 부과하는 각종 잡역이나 세금을 마을 주민들이 자금을 갹출해 토지를 구입하고 거기에서 얻어지는 소출로 이를 납부하거나 또는 기금을 마련해 돈놀이를 통해 거기에서 얻어지는 이자로 납부하는 제도가 상당히 널리 퍼져 있었다.
한편 장흥 용계(龍溪) 향약 자료는 1734년 용계면약, 1812년 용계면 집강안, 1861년 용계면 집강안, 1867년 용계면 집강안, 1890년 용계면 유안, 1896년 용계면 향약첩 등이 용계면 면안(面案)에 소개됐다. 용계향약 강신안(講信案), 용계면 향약계 시축(詩軸) 등도 소개됐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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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10-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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