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10월 19일 13시57분
대구의 예술하는 아재들이 전주를 찾은 까닭은?
예달회 전주전 ‘ART하는 아재들’ 전주 갤러리 한옥서 전시
이번 'ART하는 아재들' 전엔 도학회 등 15명의 작가들이 참가하고 있다.
소백산맥을 넘어 먼 곳에서 온 예술가들의 색다른 미학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다.
예달회는 대구에 있는 달성고등학교 출신 예술인들이 모여 2012년에 만든 미술단체이다
과거 많은 미술인들이 고등학교 때 ‘미술반’의 경험이 있듯이 예달회는 미술반 출신들이 많다.
이들은 동양화, 서양화, 조소, 사진 등의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을 해오고 있는데 대부분의 회원들이 60살이 넘은 평생 예술의 길을 걸어온 사람들이며, 각 분야에서 나름 각자 최상의 활동 이력들을 가지고 내공을 쌓은 작가들이기에 이 모임을 단순히 취미활동 성격의 동문단체로 볼 수 없다.
이번에 그들은 남자, 아저씨라는 의미를 가진 ‘아재’라는 경상도 사투리를 전시 제목으로 호남예술의 도시 전주에서 전시를 하게 되어 묘한 설레임도 있다고 한다. 경상도와 전라도는 한국 사회에서 많은 차이점들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기에 그들이 한평생을 갈고닦은 자신들의 조형언어를 가지고 소백산맥을 넘어 전주에서 전시를 가진다는 것은 특별한 느낌이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중 몇몇 작가들의 작품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예달회의 대표를 맡고 있는 도학회는 89년 대학(서울미대 조소과)을 졸업하고 '지평의 울림'이란 개인전 이후 한국의 주목받는 작가로 활동해 왔다. 2024년 그의 최근 대표작인 '봉황종'의 전국 순회 타종 도중 이곳 '한옥갤러리>'앞에서 공개 타종 도중 문득 ‘Who am You. Who are I’라는 문장이 뇌리에 떠올랐다고 한다.
이는 우리말에 없는 영어의 인칭대명사 차이를 정해진 데로 하지 않아 나온 것이다. 나, 너 그리고 세상의 모든 이름붙여진 것들을 주체·대상·객체로 분별하는 것에 대해 ‘이 뭣고’ 같은 질문이란다. 이번에 처음으로 전시되는 Mirror – Who am You라는 그의 질문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사진 작품 '한국의 정원-홍매화'를 출품한 신상식 작가는 한옥 지붕의 곡선과 기와의 규칙적인 배열에서 산이 많은 한국 특유의 자연환경을 내포한 시각적 미와 한국인의 심리적 친근함을 조화롭고 균형감 있게 찾을 수 있었다고 하며, 그의 사진 중심에 있는 홍매화는 재앙을 막고 복을 가져온다는 한국인의 기복 심리도 갖고 있다고 한다.
나무판을 예리한 조각칼로 끊임없이 반복하여 새겨 만든 '시뮬라시옹 時空'을 출품한 김수근 작가는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이는 평범한 일상의 반복... 그러나 하루하루는 고유하며 똑같은 하루는 하나도 없다. 생생했던 하루는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버리고 매번 새로운 하루를 맞이한다. 모든 생명체들은 시간과 공간을 살고 있지만 저마다의 고유한 시간과 공간을 살고 있으며 그들의 시간과 공간 체험은 절대적이며 유일하다.”라는 사유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화면에 물감을 두텁게 발라 'Breath – Blue'작품을 출품한 박형옥 작가는 “나의 작업에서 물감은 스스로 몸이 된다. 내 물감은 이미지를 그리기 위한 재료가 아니라, 물감 그 자체가 독립된 존재이다. 어깨의 움직임이 붓질로 이어질 때, 그 안에는 나의 호흡과 에너지가 남는다. 그 흔적 속에서 물감은 흘러가고, 멈추며, 자신만의 형체를 만들어 간다. 나는 그 움직임을 생명이라 부른다...”라며 물감은 그 자체로 충분히 미술이 된다는 현대미술의 Automatism적 속성을 특유의 격렬한 표현 방법으로 보여준다.
'비 오는 퇴근길'을 출품한 송진현 작가는 운전자의 시점으로 회색 톤의 하늘과 건물로 가득 찬 도시의 도로 위로 번져 흐르는 자동차 전조등과 네온사인의 불빛이 비치는 풍경을 선보인다.
하루의 끝자락에서 느끼는 고단함과 위로, 일상의 아름다움을 함께 담고자 하는 사실적이면서도 서정적으로 표현된 도시의 빗속 풍경에서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고 구족화가의 길을 걸어오고 있는 그의 고단함이 전해지는 듯하다./이종근기자
이번 전시는
지면 : 2025-10-2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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