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10월 19일 13시35분
[사설] 수입쌀 거짓 표시 심각하다니
부정 유통 물량 600% 폭증근절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시급
수입쌀의 원산지를 속여 파는 등의 부정유통 행태가 급증함에 따라 이를 근절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정읍·고창)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모두374건, 1,117톤의 수입쌀(수입밥쌀·가공용수입쌀)이 원산지를 속여 시중에 부정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경우 203만8,000톤(63건)에 달하는 수입밥쌀·가공용수입쌀이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하거나 표시하지 않은 채 유통됐다. 이는 2020년 대비 무려 600%나 폭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부정유통 적발건수와 이에 따른 손해액도 각각 70.3%, 138.6%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거짓표시가 271건(1,104톤)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미표시는 103건으로 집계됐다. 종류별로는 수입밥쌀에 대한 부정유통 적발이 314건이었으며, 가공용수입쌀은 60건이었다. 부정유통으로 피해입은 금액만 30억5,056만원이며, 이는 국산 쌀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무너뜨렸을 뿐만 아니라 지난 3년 동안 쌀값 하락을 부채질한 주요인으로도 작용했다.
쌀 시장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를 틈타 저렴한 수입쌀을 국산으로 둔갑시켜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는 부정 유통이 되풀이되고 있다. 원산지 거짓 표시는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는다다. 거짓으로 표시하거나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하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원산지 미표시의 경우에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상습 위반은 5년 이내에 다시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한 경우 가중 처벌을 받게 된다.
수입쌀의 위장 유통을 막기 위한 제도 보완책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쌀 수급 대책과 별도로 수입쌀 원산지 단속을 강화하고, 고의적인 시장 교란 행위를 엄단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고 있다. 부정유통을 목격하거나 의심하는 소비자의 신고를 장려하기 위해 신고 포상금 제도가 운영된다.
수입쌀은 국내산보다 가격이 훨씬 낮아서 원산지를 속이면 단순히 법규를 위반하는 것을 넘어, 국내 쌀값 형성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행위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국내 쌀 시장의 질서를 교란하여 농민과 소비자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
원산지 거짓 표시와 같은 부정유통 행위는 농수산물 원재료 값이 상승하면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고, 위반 수법도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다. 원산지 표시 위반은 이를 믿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국내 생산농가를 위협하는 행위다. 업주들의 인식 전환과 당국의 더욱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 이에 정부는 밥쌀용을 비롯한 수입쌀 유통관리 및 상습적인 부정 유통업체에 대한 강력한 행정적·사법적 조치를 통해 미래 쌀 산업을 지키기 위한 책무를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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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10-2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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