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10월 14일 16시43분
지방공기업, 주거래 은행서 '콘도 회원권'
전국 곳곳서 임직원 대출금리 우대, 장학금 등 특혜성 논란한병도 "지자체와 똑같이 금고 선정 및 운영기준 만들어야"
한병도(익산을·사진)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 14일 공개한 행정안전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 소속 지방공기업 420개를 대상으로 금고 선정과 그 운영실태를 조사한 결과 모두 30여개 기관에서 이 같은 사례가 확인됐다.
이들은 하나같이 콘도 회원권, 행사나 축제 후원, 장학금 출연, 용역이나 시스템 제공, 금리나 대출 우대 등 다양한 형태로 협력사업비를 제공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인 사례론 서울교통공사가 지목됐다. 해당 기관은 자사의 금고, 즉 주거래 은행에서 40억원 상당의 콘도 회원권을 협력사업비 명목으로 제공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주택도시공사는 70억원 규모의 금융시스템 개선사업을, 부산도시공사는 기업자금관리시스템 등을 협력사업비로 대체해 받았다.
광주도시공사, 철원군, 증평군, 경주시, 안동시 소속 상수도사업소 등은 장학금이나 운동부 후원 등을 받았다.
그런가하면 임직원들이 대출을 받거나 예적금을 들때 금리 우대 혜택을 받아온 사례도 많았다. 서울시설공단, 인제군상수도사업소, 완도해양치유관리공단, 창원레포츠파크, 함안지방공사 등이다.
지방공기업의 금고 선정과 운영실태는 그만큼 허술했다.
실제로 전체 지방공기업 중 직영기업은 34%(87건), 공사나 공단은 47%(78건)가 수의계약 형태로 금고를 지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유찰돼도 재공고 없이 수의계약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 가운데 일부 기관은 장기 거래나 자동연장 조항까지 둬 정기평가나 경쟁기능 자체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문시 됐다.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지방회계법, 또는 행정안전부 예규에 따라 금고 설치나 평가절차가 명확히 규정된 반면, 그 산하기관인 지방공기업은 이 같은 기준이 없다보니 빚어진 문제란 지적이다.
더욱이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 이를 문제삼아 지방공기업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토록 권고했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개선 조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 의원은 “지방공기업 금고협약이 공공기관 자금 관리보다 은행 판촉수단처럼 변질되고 있다”며 “대출 우대나 숙박권 같은 사적 편익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만큼 협력사업비는 현금 출연만 허용해 세입예산으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행정안전부는 모든 지방공기업이 금고 지정 내규를 의무적으로 제정하도록 해야 한다”며 “수의계약은 예외적으로만 허용하고, 금고 약정기간은 4년 이내로 제한하고, 자동 연장을 전면 금지하는 표준심사 지침을 제정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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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10-1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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