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10월 13일 14시30분
[사설]농어촌 기본소득 사업, 예산 대책부터 세워야
모든 주민에게 매달 15만 원씩 지급하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 사업지가 선정을 앞두고 있다. 도내에서 이미 진안, 무주, 장수, 임실, 순창, 고창, 부안 등 7곳이 신청을 마치고 정부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기본소득은 소멸 위기에 몰린 농어촌 공동체 복원이 그 취지다. 대규모 자금을 풀어 지역 주민들 소비를 촉진하고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게 정부 생각이다.
시범사업에 선정되면 내년부터 2년간 나이, 직업, 소득에 상관없이 전 주민에게 매월 15만 원씩 지역화폐가 지급된다.
앞다투어 시범사업에 참여하려는 것은 이 사업이 소멸 위기의 몰린 지자체에 정주 여건을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전북은 그동안 다른 지방과 달리 자체적으로 전국 첫 광역단위 기본소득 시범사업 도입을 추진해올 만큼 잘 준비된 곳이다. 하지만 기본소득 시범 사업지로 선정되더라도 막대한 지방재정 부담은 그 지속가능성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 사업은 총사업비 가운데 지방비부담이 무려 60%에 이른다. 정부가 주관하는 국책사업 공모사업의 지자체 재정부담이 대부분 이보다 20%포인트 이상 낮게 설계된 것에 비하면 부담이 크다.
사업을 신청한 도내 지자체 인구는 대략 2만 명에서 5만 명선이다. 시범사업에만 쏟아부어야 하는 사업비는 적게는 370억에서 많게는 900억 원가량 필요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60%를 지방비로 감당해야만 한다.
지역소멸을 막겠다는 취지와 달리 지자체 살림살이를 옥죌 가능성이 큰 셈이다. 시범사업부터 예산부담이 크다면 본사업은 더더욱 부담이 어려울 게 뻔하다. 더구나 이 사업의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소멸 위기에 몰린 지자체의 재정부담을 늘리는 데 대한 대책과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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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10-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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