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박은희 - 2025년 09월 29일 10시46분
노안백내장수술, 정말 레이저가 더 안전할까?
이 같은 현상은 '레이저'라는 단어가 주는 정밀성과 안전성의 이미지 때문이다. 특히 '최신'과 '고가'라는 인식이 가져오는 소비자의 착각을 이용해 마치 모든 면에서 정밀하고 우수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다. 이러한 수요 심리가 병원들의 과장 광고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백내장수술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들로 구성된 '파워클럽(IOL Power Club)' 회원 대부분이 레이저백내장수술을 시행하지 않고 있으며, 최신 수술 기법을 논의하는 자리에서도 레이저는 더 이상 주요 화두가 되지 않고 있다. 이는 레이저백내장수술이 모든 환자에게 적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미 백내장이 많이 진행된 경우 등 대부분의 경우에는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고,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 국제적 논의에서 도출된 결론이다.
레이저백내장수술의 한계는 기술적 측면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레이저를 이용한 수정체낭 절개술은 수동 절개보다 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는 수천 개의 미세한 레이저 점으로 절개선을 만들어 마치 우표 가장자리처럼 천공된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형태로 인해 약간만 어긋나도 절개 부위가 쉽게 찢어질 수 있다. 또한 레이저 장비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석션(흡입)으로 인해 결막 출혈, 충혈, 안구 건조증 등의 부작용이 잦으며,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내과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서는 그 빈도가 더 높게 나타난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비용이다. 레이저 장비의 구입 및 유지보수 비용이 결국 환자에게 전가되어 수술비가 상승하거나, 병원이 이를 부담할 경우 서비스의 질을 유지하기 어려운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삼성미라클안과 김진철 원장은 "우리 병원도 수년 전까지는 레이저 백내장 장비를 적극 도입해 환자들에게 제공했지만, 현재는 장비가 있어도 시행하지 않는다"며 "수동 절개를 완벽하게 할 수 있는 의사라면 굳이 여러 위험 요소를 감수하면서까지 비싼 레이저 수술을 할 필요가 전혀 없다"면서 "오히려 불필요한 위험과 비용을 환자에게 떠넘기게 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백내장 핵의 제거와 인공수정체 삽입에 고도로 숙련된 집도의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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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9-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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