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박은희 - 2025년 09월 25일 14시11분
“징계 수위 세진다!” … 공무원 소청심사 가기 전 감경 포인트 만들어야
정부가 공무원 비위에 대한 징계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개정안을 예고하면서, 공직자의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딥페이크•음란물 유포 등 디지털 성범죄와 스토킹 비위에 대해 별도 기준을 신설하고, 비위 정도가 중대하면 파면•해임까지 가능하도록 징계령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음주운전 은닉•방조를 한 공무원에 대한 기준도 신설된다.
최근, 징계 트렌드가 “엄정•상향”으로 기울어진 만큼, 전문가들은 공무원이나 교원 등 공직자의 징계처분 불복 관련 소청심사나 행정소송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소청심사는 행정청의 징계 등 불이익 처분에 대한 구제 절차로, 공무원, 교원 등이 징계•직위해제•휴직•면직 등 기타 불리한 처분을 받은 날 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관할 소청심사위원회에 청구하여 징계처분에 대해 다투는 절차이다. 소청심사제도는 징계 과정에서의 실질적, 형식적 문제는 없는지 살핀다. 만약 소청심사위원회에서도 징계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하는 경우라면, 징계공무원은 사법절차인 행정소송을 통해 다툴 수 있다.
그런데, 소청심사가 인용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징계대상자가 된 공무원은 ‘징계단계 → 소청심사 → 행정소송’의 3단계를 내다본 일관 설계가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소청심사나 행정소송과 같은 징계처분 불복 단계부터 변호사를 선임하여 법적 대응을 할 것이 아니라, 초기 징계절차에서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하고, 양정(量定) 요소를 정교하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법률사무소 안목 이인종 변호사는 “최근 공무원, 교원, 군인 등 직군을 가리지 않고 공직자 징계위원회의 ‘징계처분’ 기조는 감경의 문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성 비위와 음주운전 비위행위의 경우에는 선처를 바라기 어려운 실정이다. 징계의결 과정이 까다로워진 만큼, 징계처분에 대한 불복절차인 소청심사청구나 행정소송 제기하려면 이전에 비해 한층 더 강화된 준비과정이 필요해졌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인종 변호사는 “그런데, 소청심사에서 인용을 목표로 하기보다, 애초에 징계의결 과정에서 ‘과중 양정’을 막아두는 전략이 더 필요하다. 특히, 성 비위,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징계처분 수위가 강화될 조짐이 보이는데, 원처분이 무거울수록 소청심사 등 불복절차에서 낮추어도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초기 단계에서 변호사를 선임해 진술 가이드, 사실관계 정리 및 법리적 판단, 유리한 자료 제출, 선례를 통한 대응방법 모색 처음부터 ‘과잉 징계’ 가능성을 낮추고, 동시에 소청심사와 행정소송까지 염두에 두고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징계단계에서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면, 징계의결 과정에서의 형식적 실질적 문제가 없는지 적절히 검토할 수 있다. 특히,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고, 문제 될 수 있는 진술을 사전에 검토하고 표창, 탄원서 등을 취합해 유불리를 따질 기회를 행사해 과잉 징계가 내려질 우려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요컨대, 징계 기준 강화 국면에서 공무원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어는 ‘사후 구제’만 바라보는 소극적 대응이 아니라, 징계단계부터 적극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사실•법률•양정의 3축을 설계하는 것이다. 기한 관리, 증거•절차 하자 점검, 공적•개선 노력 등 감경 사유의 체계적 구축은 원처분 자체를 낮추는 효과로 직결될 뿐 아니라 이후의 소청심사나 행정소송 절차에서도 활용되기에, 징계처분 수위가 높아져 가는 지금, 초기 대응이 곧 종국적인 결과를 바꿀 수 있다./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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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9-2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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