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9월 18일 14시44분
[삶의 향기]시민이 안전한 전주, 살기 좋은 도시의 출발점이다
러닝과 함께 걷기 인구 또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러닝에 비해 초보자들이 시작하기 쉽고,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생활 속에서 운동한다는 장점으로 걷기에 대한 관심 또한 커지고 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 했던가, 삭막한 건물 주변을 걷기보다 자연과 함께 걷는 것이 훨씬 더 선호된다. 몇 번 언급한 것과 같이 도시의 안과 밖에 천과 강이 흐르고 산이 둘러싸인 전주는 참 잠재적인 콘텐츠가 풍부한 곳이라 생각한다. 시민 누구나 집 밖에 나와 도보로 산책할 수 있는 곳이 지천에 있는 지리적 장점은 전주가 가진 축복 중 하나로 꼽힌다. 이를 바탕으로 근래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걷기 열풍에 힘입어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 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접근성이라는 강점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제약이 존재한다.
지난 월초에 지인들과 걷기 모임을 진행했다. 적은 인원이 함께하지만 그래도 초행길에서 길을 잃는 문제를 방지하고자 전날 홀로 답사를 다녀왔다. 출발 지점에서 약도를 보고 표시된 지점에 안내된 표지판을 보고 이동하려 했으나 예상과는 달리 마주치는 갈림길마다 표지판이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아 그대로 능선을 헤매는 낭패를 겪었다. 방황하던 차, 겨우 비탈길을 내려와 완만하게 정돈된 경사길을 마주했을 때 잠시 안심했지만, 이후 두 시간이 넘게 능선을 헤맬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한 잠깐의 행복으로 끝났다. 게다가 길을 헤매는 와중, 산책로 정자 아래 담배 연기와 함께 막걸리를 마시던 어르신들의 모습은 시민들의 산책 공간이 관리되고 있지 않은 단상을 여실히 볼 수 있었다.
시민들이 자주 찾는 건지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수의 인원이 지나다니는 곳에는 지난 방문객의 흔적으로 인해 목적지로의 이동이 원활하지만, 인적이 드문 곳의 능선을 걷다 보면 어느새 어디에 자리 잡고 있는지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곤 한다.
도심 주변에 위치해 시민들의 산책 장소로 애용되는 호숫가 데크길과 천변 산책로 역시 적잖은 위험 요인을 갖고 있다. 많은 비가 내릴 때면 천변 주변의 산책로까지 불어난 물에 잠기는 경우가 태반이다. 천변에 조성된 징검다리는 시민들이 자주 애용하는 장소이기에 집중호우에 빠른 물살로 인한 각종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 이와 같은 사고를 미리 방지하고자 많은 비에 천변 산책로에 진입하지 않도록 모든 천변 출입구에 안전 차단시설을 마련해야 한다. 거기에 호우 때마다 발생하는 온갖 부유물로 보행에 방해가 되는 일이 빈번하다. 도심 호수공원에 조성된 데크길 또한 뒤틀림 현상으로 인해 안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외에도 도심지를 잠시 벗어나 외곽 지역을 거닐다 보면 관리되지 않아 보도블록이 깨지고 잡초가 무성해 사람들이 인도로 걷지 못하고 도로로 걸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그간 무더위와 호우로 관련 시설이 제대로 정비되지 못하였기에 조속한 대처가 필요하다.
안전에 관한 부분은 언제나 지나쳐도 부족하다. 시민들의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행정은 명백한 직무유기다. 무엇보다 전주시에 살고 있는 시민의 안전이 최우선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이는 곧, 살기 좋은 도시 전주로 나아가는 길이며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토대가 될 것이다./신인철(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지방자치위원회 부위원장)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면 : 2025-09-19 7면
http://sjbnews.com/860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