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9월 17일 14시51분
"삼성-SK, 용인보다 새만금에 투자하라"
-도의회, 세계 첫 RE100 반도체 단지 구축 제안-친환경 전력 넉넉한데다 국가균형발전도 촉진
■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제421회 임시회
“굳이 전기도 없는 수도권에 공장 짓겠다며 억지로 지방에 철탑 세우며 주민들과 싸우는 것 보다, 친환경 전기가 넉넉하고 국가균형발전도 촉진할 수 있는 지방에 직접 공장을 세우는 게 더 낫다.”
전북자치도의회가 이른바 ‘에너지 식민지화’ 논란과 관련해 삼성과 SK 등을 향해 경기도 용인 대신 새만금에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공개 제안해 주목된다.
문승우 의장과 의원들은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패러다임은 단순한 기술경쟁을 넘어 탄소중립과 RE100(재생에너지 100% 활용) 달성을 필수 조건으로 여기고 있는데 용인은 그런 세계적 흐름에 역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녔다”며 “새만금에 세계 첫 RE100 반도체 단지를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경기 남부권에 2047년까지 총 622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약 500조 원이 용인에 투자될 예정이다.
하지만 기초적인 공업용수와 전력조차 자체 공급이 불가능해 빨간불 커졌다. 덩달아 비수도권 곳곳에서 물과 전기를 끌어가겠다며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 가운데 핵심인 용인 클러스터에 필요한 전력만도 원자력발전소 16기와 맞먹는 16GW에 달하지만, 2030년까지 추진될 1단계 개발용 4.5GW(28%) 정도만 LNG발전소 건설 등을 통해 자체 조달하겠다는 전부다. 나머지 11.5GW(72%)는 2039년부터 국내 최대 재생에너지 생산지인 전북과 전남지역 풍력과 태양광 등을 끌어다 쓰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정부와 한전은 그에 필요한 송전망을 신설하겠다며 호남과 충청권에 수백기에 달하는 초고압 철탑을 건설하겠다고 나서 지역사회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문제의 송전선로 경유지에 포함된 전북과 충남 주민 1,700여 명은 그 백지화를 촉구하는 법정다툼까지 한창이다. 지방은 더이상 수도권 개발을 위한 에너지 공급처가 아니란 반발이다.
도의들은 이 같은 실태를 싸잡아 “이미 과밀화된 수도권에 또다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것은 국가 전력망 안정성 위협은 물론, 주민 갈등, 경관 훼손, 환경 파괴, 지역균형발전 역행 등 다양한 사회 문제만 유발할 게 뻔하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새만금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를 촉구했다. 구체적으론 1단계 클러스터는 종전 계획대로 경기 남부권에 조성하되, 2단계는 새만금에 만들자고 제안했다.
특히 “새만금에 투자한다면 반도체 기업들은 RE100 달성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국가 차원에서도 지역균형발전을 실현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한편, 도의회는 기자회견 직후 새만금을 RE100 산단으로 지정한 뒤 여기에 2단계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자는 내용의 대정부 결의안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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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9-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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