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박은희 - 2025년 09월 17일 14시22분
[온누리]영업을 안 했으면 어쩔 뻔했나
유치원 교사로 8년을 보낸 후 농업으로 전환한 나는 새로운 팀에서 홍보 역할을 맡았다. 처음 접한 카카오스토리는 지인 중심의 네트워크로 시작하기에 부담이 적었다. 소셜 커뮤니티를 공부하며 친구를 늘려가며 홍보를 확장했지만, 같은 농업인들 사이에서 상품 판매는 중복되는 부분 때문에 더디게 진행되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 플랫폼을 활용하며 최근엔 쓰레드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영업은 다양한 플랫폼을 발판 삼아 꾸준히 나아가야 하는 일이다. 소극적이라 여겼던 나는 카카오스토리에 사진과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내 감정, 농산물의 상태를 온라인 상점에 공유하며 점차 세상과 소통했다. 처음엔 반응이 미미했지만, 20년 만에 만난 초등학교 친구와의 인연으로 판매의 물꼬가 트이기도 했다. 일상을 기록하며 쌓인 글들은 어느새 하나의 수필집처럼 문학의 시작이 되었다. 늘 보던 풍경도 마음의 자세가 바뀌면 새롭게 보였고, 이를 사진으로 담아 공유하며 온라인 사진전시회를 연 듯 다양한 피드백과 응원을 받았다. 이런 순간들이 나를 더 힘 있게 나아가도록 했다. 이 모든 과정이 영업의 다양한 형태였다.
하지만 늘 순탄한 일만 있는 건 아니다. 전단지를 들고 은행이나 공공기관을 방문했을 때 거절당하기도 하고, 잘못된 판단으로 시작한 납품이 오히려 내 이미지를 손상시키기도 했다. 농산물을 알리려 공부했던 지식이 온라인 방송에서 심의에 걸려 방송이 중단된 적도 있다. 쌓아놓은 자료를 삭제하고 소명을 해야 하는 상황도 겪었다. 이런 시작과 거절은 영업을 하지 않았다면 경험하지 못했을 일들이다.
부정적인 생각과 좌절 속에서도 나를 긍정적으로 바꾼 건 꾸준히 기록을 남기는 습관이었다. 내 감정이 타인에게 부정적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더 나은 마음으로 소화하며 기록했다. 99%가 “너는 실패했어”라고 말해도, 1%의 희망을 믿으며 “언젠가 기회가 올 거야”라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했다. 이 마음가짐은 영업을 겸하지 않았다면 시도하지 못했을 일이다.
도전의 길에서 매일 거절당할 수도 있고, 당장 매출이 없어 의지가 약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1%의 긍정의 씨앗을 뿌리며 다시 일어서는 힘을 기르자. 영업은 단순한 판매가 아니라, 나를 성장시키고 세상과 연결하는 소중한 여정이다.
/최정미(고흥 해맑음농업회사법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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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9-1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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