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9월 09일 11시04분
한지의 조형적 잠재력과 은유적 의미를 탐구하다
전주 청목미술관서 박금숙 박사학위청구전, ‘한지-조형적 은유: 전통의 물성과 현대의 감각을 잇다’
26번째 개인전의 장이기도 한 이 전시는 50여 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작가는 한지를 단순한 전통적 재료로 바라보는 시선을 넘어, 그것이 지닌 조형적 잠재력과 은유적 의미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출발했다.
한지는 오랜 시간 한국인의 삶과 문화를 지탱해온 물질이자 정신의 그릇이었다. 종이로서의 기능을 넘어, 자연에서 비롯된 섬유가 엮이고 겹쳐지며 만들어내는 한지의 결과 질감은 시간이 쌓여 남긴 흔적과 닮아 있다. 찢어지고 덧붙여지며, 빛을 통과시키고 다시 흡수하는 과정 속에서 한지는 고유한 생명성을 획득한다. 바로 이같은 한지의 물성을 단순한 ‘전통적 이미지’로 생각하지 않고, 현대적 감각 속에서 새롭게 해석한다.
한지를 찢고 겹치고 배치하는 행위는 단순한 제작을 넘어, 과거와 현재, 자연과 인간, 전통과 현대를 잇는 은유적 언어로 가능하다.
작업 과정에서 드러나는 파편화된 형태와 반복되는 결합은, 삶의 흔적과 기억이 쌓여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인간의 경험과 닮아 있다.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한지의 물성이 주는 투명함과 깊이, 그리고 불완전하면서도 유기적인 형태를 통해 새로운 조형 언어를 시도한다. 이는 전통을 답습하거나 재현하는 차원을 넘어, 그 본질적 가치를 존중하면서도 오늘의 시각적 감성과 만나도록 하는 실험이다.
때문에 한지를 통해 과거의 정서를 떠올림과 동시에, 지금 여기에서 새롭게 확장되는 감각적 경험을 맞이하게 될 터이다.
작가는 "궁극적으로, 이번 작품을 통해 한지를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면서 "단순한 종이가 아닌, 시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매개체, 전통과 현대를 잇는 소재로서의 한지를 발견했다. 한지 속에 스며든 은유의 층위들이 오감의 감각 속에서 다시 풀리고, 또 다른 이야기로 확장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36년 동안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작가는 한국의 전통 한지를 활용, 독특한 닥종이 인형을 만들어왔다.
전주 한옥마을의 골목의 박금숙닥종이인형연구소에서 여전히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작가는 닥종이 인형을 세계 곳곳에 널리 알리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콘텐츠 개발 등에 힘을 쏟고 있다.
작가는 26회의 개인전과 400회의 단체전을 통해 닥종이 인형의 우수성을 표현해 냈다.'한지의 숨결-박금숙의 닥종이인형 이야기'를 펴내기도 한 작가는 닥종이 한지인형 제작에 매진, 장인의 반열에 올라선 그는 창조경영인 대상, 제5회 대한민국 한류대상(한지부문 대상), '2022 한류문화공헌대상 국회상임위원장상' ,세계 한인여성대회 ‘대한민국 세계화봉사대상수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한지조형작가협회 회원, 전북여성미술인협회 회원, 전북공예가협회 회원, (사)한국조형디자인학회 회원, 한국미술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이종근기자
지면 : 2025-09-1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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