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9월 03일 12시37분
카벨루(CAVALUE), 청목미술관에서 단체전 '느리게 망가지고, 천천히 회복하기'
망가짐과 회복이라는 주제를 통해 사람들이 살아가며 겪는 불완전한 순간들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이번 전시를 통해 빠르게 치유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천천히 회복하는 과정에서 관람객들이 자기만의 회복의 시간을 성찰하고, 유쾌하지만 의미 있는 경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는 명안나, 박한나, 이가령, 이채은, 조성연, 조세연 등 여섯 명의 작가가 참여, 평면작업 20점과 설치작업 6점 등 모두 26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카벨루(CAVALUE)는 '현대(Contemporary)와 미술(Art), 가치(Value)'를 조합한 단어로, 현대미술 작가들의 모임을 지칭하는 명칭이다.
카벨루는 동시대 사회와 개인의 경험을 예술적 언어로 풀어내며, 실험적이고 열린 태도로 창작을 이어가고 있는 현대미술 작가들의 모임이다.
이번 전시는 '망가져도 괜찮다'라는 담담한 선언에서 출발한다.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무너지고 다시 일어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같은 ‘망가짐과 회복의 리듬’을 예술적 형상으로 담아내며, 불완전함 속에서 지속 가능성과 생명력을 발견하려는 시도를 펼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은 각기 다른 시선으로 망가짐과 회복을 이야기한다.
명안나 작가는 'Happy Virus'(2025)에서 풀 한 포기의 강인한 생명력을 통해 존재와 희망을 사유한다. 들풀을 닮은 인간의 삶을 케렌시아(Querencia), 곧 마음이 안정을 찾고 회복되는 안식처로 확장하며, 캔버스 위에 쉼과 자유, 그리고 희망의 바이러스를 담아낸다.
조성연 작가는 최근 여행의 여운을 담은 수채 작업 '무제1'(2025)에서 ‘인생은 곧 여행’이라는 사유를 펼친다. 작가의 붓 길은 곧 삶의 여정과 겹쳐지며, 관람객에게 감동과 위안을 전한다.
조세연 작가는 설치작품 '사다리에 올라서면 달라질 줄 알았어'(2025)를 통해 회복이 단번에 이뤄지지 않고, 세상은 느리게 망가지며 천천히 회복된다는 깨달음을 표현한다. 일상 속 기대와 현실의 간극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며, 회복의 과정을 사유하게 한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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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9-0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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