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8월 28일 15시34분
생활인구 모셔라, '전북사랑도민' 4만명 돌파
-소멸위기지역에 활력 불어넣는 비타민 역할-관광과 통근 등 도내 체류자 연 2,000억 소비
전주시내 한복판을 차지한 풍남동은 전체 33개동 중 유일하게 소멸위험이 가장 높은 5등급(고위험)으로 평가된다. 현지에 터잡고 사는 주민 수가 고작 3,600명 남짓한데다, 이마저도 40%는 65세 이상 고령자이고, 청소년은 눈씻고 보려야 볼 수 없을 정도로 극소수인 탓이다.
하지만 땅값은 해마다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서울 강남과 비견되곤 한다. 그만큼 골목상권도 후끈 달아올랐다. 곧 사라질 것 같다는 소멸지수 평가와는 완전 딴판이다.
바로,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이자 한해 1,500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찾는 한옥마을이 있기 때문이다. 주민등록상 인구는 적어도 관광객이 넘쳐나 지역경제가 잘 돌아간다는 얘기다.
도내 지자체들이 이 같은 생활인구 늘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전북사랑도민증’ 가입자가 4만 명을 돌파해 주목된다.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올들어 전북사랑도민증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지난 27일 기준 총 4만593명을 기록했다.
전체 4,500명 남짓했던 작년 말과 비교하면 무려 10배 가량 늘었다. 도와 시·군이 손잡고 대대적인 생활인구 늘리기 캠페인을 펼쳐온 결과, 특히 출향인이나 연고인들을 집중 공략한 게 주효했다는 평이다.
타지방 거주자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전북사랑도민증은 다양한 혜택이 매력적이다.
가입과 동시에 전북투어패스 1일권이 주어지고, 도내 일원 맛집과 레포츠시설 등 200여개 가맹점에서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한 전북대표 농수축산물 온라인 쇼핑몰인 생생장터, 또는 농어촌 숙박체험 전문 예약 플랫폼인 참참에 동시 가입하면 할인쿠폰이 추가로 제공된다.
그만큼 전북사랑도민증 가입자들은 씀씀이가 커질 것이란 기대다. 자연스레 소멸위기에 처한 지역사회에 활력소를 불어넣는 비타민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 또한 커지고 있다.
백경태 도 대외국제소통국장은 “전북사랑도민증 가입자 확대를 위해 적극 협력해준 직원들과 출향인들, 그리고 상생발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동참해주신 가맹점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도민증을 통해 전북의 가치와 가능성을 더 크게 키워갈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방 인구 늘리기 정책에 있어서 핵심으로 떠오른 생활인구는 기존 주민등록인구에 관광객을 비롯해 통학생과 통근자 등 체류인구를 합산한 용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소멸위기 극복 정책을 개발하는데 참고할 수 있도록 전북 10개 시군 등 전국 인구감소지역 89곳에 한해 체류인구 실태를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전북 체류인구의 경우 지난해 12월 기준 약 160만 명에 달해 주민등록인구보다 3.3배 가량 많았다.
이들의 체류일수는 평균 3.2일, 지출액은 카드액 기준 1인당 약 12만1,000원, 따라서 전체 체류인구 씀씀이는 무려 2,000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여기에 조사대상이 아닌 전주, 군산, 익산, 완주지역까지 포함한다면 실제 도내 체류인구는 이보다 더 많고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또한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25일 이 같은 파급효과를 고려해 전국 인구감소지역에 ‘생활인구 등록제’ 도입을 권고했다.
예를 들자면 ‘남원누리시민’, 또는 ‘지평선생명도시 김제시민’ 등과 같은 이름을 붙인 체류인구를 지자체에 등록한 뒤, 정례적으로 축제나 행사정보를 제공하고 숙박이나 교통비 할인혜택을 주는 식으로 지역 방문을 유도하는 맞춤형 정책을 펼쳐나가란 권고다.
/정성학 기자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면 : 2025-08-29 1면
http://sjbnews.com/858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