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김동후 청소년 기자 - 2025년 08월 27일 16시26분
[달그락달그락]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바다 수호자, 해양경찰을 말하다
태안해양경찰서 김진영 서장과의 인터뷰
2023년 기준 대한민국 경찰 중 가장 낮은 계급인 순경의 초봉(1호봉)이 월 177만 원(연봉 2124만 원)이다. 그러나 미국 조지아주 샌디스프링시 경찰 채용 공고에 명시된 경찰관의 초봉은 군경력과 학력에 따라 6만 72달러~7만 7247달러(8,042만 원~1억 342만 원)까지 책정된다.
또한 은퇴 계획과 여러 보험 등도 지원되며 채용과 동시에 근무부서에 따라 4,000달러~1만달러의 채용 보너스도 지급된다. 미국의 최대 도시인 뉴욕시 경찰도 초봉으로 5만 8,580달러(7,854만 원), 5년 근속 시 12만 1589달러(1억 6,300만 원) 상당의 월급을 지급한다.
앞에서 보았듯 대한민국의 경찰 연봉 체계는 미국 연봉 체계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거기다가 미국은 각종 보험에 학자금 지원까지 보수 외적인 부분도 매우 잘 조직되어 있다. 비록 두 나라 간 업무 강도나 환경의 차이가 있으나 그것을 고려하더라도 충격적인 수치이다. 타 공무직에 비해 인지도가 높은 경찰만 해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많은 것이 실정인데 경찰보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직종은 상황이 더 좋지 않다. 그중 가장 대표적이고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는 직업이 바로 해양경찰관이다. 늘 고생하는 해양경찰관의 노고를 알리고 실태를 개선하기 위해선 시민들의 관심과 인지도가 중요하다.
청소년기자단은 해양경찰에서 근무하고 있는 경찰관 당사자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태안 해안경찰서 김진영 서장을 찾아갔다. 다음은 김진영 서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해양경찰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 고향이 섬, 바다라 바다에 대한 동경으로 부산해양고등학교에 진학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해양경찰 모집 공고를 보고, 그곳에도 배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해양경찰이 되었고 입사 후 함정에서 근무했습니다. 나중에 함장이 되어보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고 노력하다 보니 정장부터 시작해 약 150m가 되는 가장 큰 배의 함장이 될 수 있었습니다.
■ 이 직업에 종사하면서 일상 속 불편한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 교대근무가 많고 함정 근무 시 상황이 생기면 비상 출동을 나가야 합니다. 잠을 못 잘 때가 많고, 지인들과의 약속도 잡기 힘듭니다. 먼 바다로 나가면 전화가 되지 않아 조타실에 있는 경비 전화로 모든 걸 해결해야 합니다. 지금도 해결되지 않았죠. 한번 배를 타고 나가면 7박 8일, 길게는 20일까지도 나갑니다.
■ 사회적 인식과 정책 가운데 바뀌었으면 좋을 것 같은 점이 있다면요?
- 해양경찰을 잘 알게 해주는 정책, 그리고 전체적인 인식과 역할을 알릴 수 있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해양경찰이 바다에서 경찰, 소방, 구조, 치안유지, 안전관리 등 여러 업무를 하고 있다는 것을 대다수가 잘 알지 못합니다. 경비정 타고 바다에 나가는 정도만 알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이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해양경찰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 국민의 생명을 살린다는 것이 그 어느 것보다 뿌듯하고 보람 있습니다. 의식 없던 사람이 인공호흡으로 살아났을 때 느끼는 감동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14명 중 13명을 구조한 사례가 있는데 그중 10명을 살렸다는 것 자체가 기억에 남습니다.
■ 복지나 근무 환경은 어떤가요?
- 아무리 많이 해준다 해도 부족한 점은 늘 있습니다. 경찰서 건물 자체가 노후화하고 좁은 부분이 있고 파출소로 가면 더 심각합니다. 함정도 노후화해 냄새나고 합니다. 항상 보충이 필요한 상황이긴 하다. 아무래도 국민의 관심과 지지가 뒷받침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국가기관 중에서 비행기를 보유하고 있는 곳은 오직 해양경찰입니다. 또한 인원 규모도 다섯 번째 안에 들어가고 예산이 약 2조원입니다.
■ 해양경찰관으로서 시민들에게 당부하고자 하는 것이 있나요?
- 바다의 위험성을 다들 잘 모르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구명조끼 입고 날씨, 기상을 확인하고, 물 때를 잘 봐야 합니다. 안전장치도 잊으면 안 됩니다. 특히 스노클링이 위험한데, 사망사고가 더 자주 일어납니다. 깊은 곳에 잘못 들어가면 발이 안 닿아서 숨을 못 쉬게 됩니다. 특히 엎드려서 하므로 밖에서 위험 감지도 어렵죠. 패닉 상태에 빠지면 생존 확률이 매우 낮아집니다. 그러니, 하더라도 슈트나 구명조끼를 꼭 입고서 해야 합니다.
■ 해양경찰이 가져야 할 비전은 무엇일까요?
-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사명감이 필요합니다. 직책이 올라가면 긴급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지휘력과 판단력이 요구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바다에서 장기간 근무하다 보니 약간의 인내심도 필요합니다.
■ 해양경찰을 꿈꾸는 청소년에게 해주고 싶은 말?
- 홍보영상을 보고 해보고 싶은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사명감도 중요하지만 원활한 근무를 위해서는 평상시에 해양 관련된 서적을 보고 바다에 대한 기초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높은 강도의 업무를 견딜 체력과 긍정적인 마인드도 중요합니다. 사실, 가장 중요한 건 해양경찰이 되고자 하는 의지겠지만요. 자신이 진정으로 해양경찰이 되고자 한다면 성실히, 그리고 꾸준히 미래를 대비하고 내 몸을 가꾸어야 합니다. 비록 쉬운 길은 아니겠으나 반드시 후회 없는 선택이리라 믿습니다. /김동후 인턴 청소년 기자
취재후기
이번 취재를 통해 해양경찰이 단순한 순찰 업무를 넘어 구조, 치안, 안전관리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킨다는 사명감 속에서 열악한 환경에도 흔들림 없이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해양경찰의 현실을 알리고 시민들의 관심이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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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8-2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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