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8월 27일 14시20분
[사설]기본소득 법안 봇물, 지역소멸 막을 대안될지 의문
지방소멸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여야가 앞다퉈 농어촌 기본소득 도입 법안을 쏟아내고 있다. 읍·면 거주자, 또는 농어업 종사자는 무조건 매월 30만 원씩 현금이나 지역화폐를 지급해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게 입법 취지다.
중앙정치권뿐 아니라 전북도의회는 지난달 국내 처음으로 광역단위 기본소득제인 ‘전북형 기본소득’을 시범 도입하도록 한 지방조례를 제정한 상태다.
입법 취지와 심각한 지방소멸에 공감하지만 막대한 예산을 들여 현금을 준다고 해결될 문제인지 의문이다.
여야 의원 28명은 지난 26일 ‘지역소멸 위기 대응을 위한 농어촌 기본소득법’ 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법안은 농어촌 읍·면에 1년 이상 거주 중인 주민은 모두 월 30만 원 수준의 기본소득을 지급하도록 했다. 지원금은 전액 지역화폐로 줘 지역경제 소비를 촉진하는 게 뼈대다.
“대규모 시설 투자나 거점도시 육성을 중심으로 한 기존 균형 발전 정책은 농어촌 공동화와 소멸을 막지 못했다”며 “이제는 주민들 삶의 기반부터 바꾸는 소득 중심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역소멸 위기가 현실화한 지금, 시범사업 수준의 대응으론 부족하다”며 전면 시행해야 한다는 거다.
지역소멸은 위기를 넘어 현실이다. 도내 전체 5,245곳의 행정마을 가운데 84%인 4,386곳은 생필품을 살 마트 한곳 없는 곳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올해부터 오는 2029년 사이 폐교 가능성이 제기된 학교만도 도내 전체 초·중·고교 758개교 가운데 절반 가까운 301개교에 이르는 게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이런 기본소득으로 지역소멸을 멈추거나 개선 가능한지다. 지역소멸 위기는 일자리와 교육 기회라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유례도 없을뿐더러 세계 최고 수준의 수도권 집중화가 근본적 문제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한 달 몇십만 원의 돈을 준다고, 젊은 층이 돌아오고, 안정된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는지 의문이다. 막대한 재원 부담으로 되레 지역이 활력을 잃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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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8-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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