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8월 19일 15시59분
논콩 졸속 정책, 대책 세워야
쌀이 남아돈다며 논콩 재배를 장려해온 정부가 급작스레 콩 수매를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자 농민 반발이 거세다.
정부가 그동안 수매한 콩이 남아돌고, 가격마저 비싸 소비처 찾기도 어렵다며 대책 마련에 나선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016년부터 논에 벼 대신 밭작물 재배, 특히 콩 심기를 적극 권장해 온걸 생각하면 졸속 대책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특히 재작년부터 아예 콩을 전략직불금 지급 대상에 포함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쌀 재배면적 조정제까지 도입해 콩 심기를 더욱 장려해왔다.
이 때문에 올 4월 말 현재 도내에서 콩이나 깨 등 하계작물을 선택한, 즉 벼농사 철에 벼를 포기하고 밭작물을 심겠다는 논은 1만9,000㏊에 달했다. 이는 도내 전체 벼 재배면적 10만4,343㏊의 18%에 달한다.
정부의 정책변경에는 재고 물량이 수북이 쌓여갈 정도로 콩 생산량이 너무 많은 게 이유다. 국산 콩은 외국산보다 값도 2~3배가량 비싸 대량 소비처 찾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정부의 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생명산업인 농업을 다루는 정책은 백년대계로 설계해도 부족할 판에 10년 앞도 내다보지 못할 정도로 부실한 정책을 추진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더구나 올 초까지만 해도 전략 작물 재배 의향을 조사해 상당수의 농민이 콩이나 다른 전략 작물 재배를 신청한 상태다.
10년은커녕 당장 1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졸속 정책인 셈이다. “오락가락하는 정부의 농업정책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농업 현장을 파멸시키고 농민의 생존권을 빼앗는 폭력행위와 같다”라며 농민들의 반발하는 이유다.
그동안 농민들은 정부가 논에다 벼 대신 콩을 심으라고 하면 콩을 심었고, 가공용 가루 쌀을 재배하라고 하면 가루 쌀을 재배하는 등 정부 정책에 순응해왔던 게 사실이다.
정부는 농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농업정책, 일관성 있는 농업정책을 만들 책무가 있다. 지금이라도 다른 대책은 없는지 살피고 실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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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8-2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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