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박영규 - 2025년 08월 17일 15시36분
남원시, 408억 손배소 항소심서도 패소…후폭풍 거세지나
법원, 시 항소 기각하고 민간투자개발사업 대주단 손 들어줘남원시민사회 일각에선 “혈세낭비 책임물어 구상권 청구해야”
남원시가 관광단지 민간투자개발사업자측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연거푸 패소해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특히, 지역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무조건 책임을 물어 시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정치권에서도 논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고등법원 전주재판부 제1민사부(부장판사 박원철)는 지난 14일 남원시 관광단지 민간투자개발사업에 자금을 댄 금융대주단이 남원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항소심에서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 승소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남원시가 주장한 사업무효사유, 안전성 문제, 경제성 결여 등 전반적인 사항들이 계약서에 명시된 해지 사유 요건에 충족하지 못하고 남원시의 사업 전면 중단 또한 일방적 판단이라며, 이로 인해 발생한 직·간접적 손해 전부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남원시가 대주단에 지급해야할 배상금은 408억여원. 하지만 그동안 납입이 지연돼 발생한 이자와 기타 사업과 관련한 부수적인 금융비용을 합하면 수 십 억원이 더 붙을 전망이다.
남원시가 관광단지에 조성한 모노레일·짚라인 시설은 민간투자개발사업으로 추진돼 민선7기 말 완공될 예정이었으나, 민선8기에 들어서며 현 최경식 시장이 기존에 체결된 실시협약에 문제가 있다며 사업을 중단, 운영회사 및 대주단과의 소송이 벌어졌다.
그러나 앞서 지난해 8월 진행된 손해배상소송 1심 판결에서 남원시는 ‘독소조항이 포함된 실시협약은 위법해 무효’라고 거듭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근본적인 원인이 남원시에 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대주단의 손을 들어 줬다.
이번 2심 판결도 1심 판결에서 거의 벗어나는 점이 없어 남원시의 완패나 다름없다는 평가다.
법원 판결 후 일부 상고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지만 현재 남원시는 판결문을 받아 검토한 뒤 향후 대응방안을 알리겠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민간투자개발사업과 관련해 수년간 논쟁과 다툼을 겪어야 했던 남원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실망과 분노 속에 구상권 청구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가 추진하는 정책이 모두 옳거나 그르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어수룩한 행정 때문에 수백억원에 이르는 시민 혈세가 낭비되는 것은 누구나 납득할 수 없는 문제”라며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원=박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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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8-1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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