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박은희 - 2025년 08월 07일 14시41분
[온누리]사고는 순간이지만 예방은 습관이다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가 며칠째 지속되는 주말 오후, 응급환자가 실려있음을 알리는 119 앰뷸런스 소리와 깜박이는 불빛이 응급실 입구까지 퍼져나갔다. 뛰어다니던 의료인들은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응급실 입구로 눈길을 준다. 119 앰뷸런스를 통해 이송된 사람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익수 환아로 의식과 맥박이 없어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왔다고 한다. 가족들과 계곡에서 물놀이 중이었고 “잠깐 한눈을 판 사이 아이가 물에 빠져 있었다”라는 보호자의 진술이 있었다. 제발 살아만 줬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모든 의료진이 응급처치에 집중하였다.
질병관리청 보도자료(2025년)에 의하면, 익수사고로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는 4명 중 1명 이상이 사망하였다. 최근 5년간 익수 관련 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6~9월, 강과 바다 등의 야외, 토요일과 일요일의 주말, 12~18시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특히, 9세 이하의 어린이와 70세 이상의 노인에게서 두드러졌다. 7~8월 집중되던 사고가 이제는 무더위가 길어짐에 따라 6~9월에도 고르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폭넓은 주의가 필요하다.
누구에게나 익사가 일어날 수 있지만 누구도 익사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질병관리청에서는 물놀이 전·중·후 주의해야 할 안전 수칙, 응급처치법, 체크리스트를 제공하며 국민의 안전한 물놀이 예방 활동을 유도하고 있다.
우선, 사전 물놀이 장소의 안전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구조요원이 있는지, 수심과 조류, 날씨 등 사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물놀이 전에는 갑작스러운 체온 변화로 인한 심장 마비 등을 예방하기 위해 가벼운 준비운동도 필수다. 구명조끼 착용은 생명을 지키는 안전장치이다. 수영을 잘한다고 하더라도 계곡이나 바다의 자연환경은 예측하기 어렵다. 급류, 깊은 웅덩이, 미끄러운 지형 등은 언제든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음주 후 수영은 판단력과 생존능력을 떨어뜨려 익사 사고의 원인이 된다. 아이와 함께 물놀이를 할 경우, 반드시 보호자는 아이가 눈에 보이고 손이 닿는 거리에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여 심폐소생술과 같은 응급처치법을 익혀두는 것도 중요하다.
사고는 순간이지만 예방은 습관이다.
무더운 여름, 즐거운 물놀이를 위해 안전한 작은 실천이 필요하다.
/이명인(원광보건대 간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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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8-0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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