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7월 27일 15시02분
"전북에 투자하면 원전-철탑 불필요"
-수도권행 송전탑, 한빛원전 수명연장 포기 아우성-재생에너지 풍부한 새만금 등 지방 투자 유도해야
“굳이 전기도 없는 수도권에 공장 짓는다고 억지 부리지 말고, 재생에너지가 넉넉한 전북에 투자하면 모두가 행복해진다.”
이른바 ‘에너지 식민지화’ 논란을 촉발한 호남발 수도권행 송전탑 건설과 한빛원자력발전소 수명 연장을 포기하고, 친환경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방에 기업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전북자치도의회는 지난 25일 말 많고 탈 많은 전남 영광 한빛원전 1·2호기 수명 연장 포기를 요구하는 대정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채 즉각적인 중단을 강력 촉구했다.
각각 올 12월과 내년 9월 설계수명(40년)을 다하는 1·2호기는 당초 폐로가 예정됐지만 전력난을 이유로 10년간 더 연장 가동하는 쪽으로 급변경해 말썽났다. 더욱이 현지에 고준위 건식저장시설까지 설치하겠다고 나서 지역사회를 놀래켰다.
현재 전북권 방사선비상계획구역(EPZ·반경 30㎞) 거주자만도 고창과 부안지역 18개 읍·면에 걸쳐 약 6만5,000명에 달하는 실정이다.
대표 발의자인 김만기(고창2) 한빛원전특위 위원장은 “올 6월 말까지 국내 원자력발전소 사고나 고장 사례는 모두 810건, 이 가운데 23%(186건)가 바로 한빛원전에서 발생하면서 인근 주민들의 불안과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데다, 전북은 원전 소재지가 아니란 이유로 지역자원시설세 등과 같은 재정 지원조차 못받는 실정”이라며 “위험만 공유하고, 지원은 배제하는 현행 원전 정책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도의회는 또, 호남발 수도권행 송전탑 건설사업에 대응할 초고압 송전선로 대책 특별위원회도 본격 가동했다.
앞서 정부는 전북과 전남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경기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수도권 산업단지에 공급하겠다며 호남과 충청권 곳곳에 초고압 철탑을 세우겠다고 나서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현재 전북과 충남 주민 1,700여 명은 대전지법에서 그 백지화를 요구하는 집단소송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신정읍~신계룡 345KV 송전선로 건설사업은 지난 2월 그 입지 선정이 잘못됐다는 주민들의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 급제동 걸렸다.
염영선(정읍2) 송전선로특위 위원장은 “초고압 송전선로가 들어서면 발생 할 수 있는 주민 피해와 환경 문제에 대해 보다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관계 기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도의회는 한발 더 나아가 새만금 국가산업단지를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산단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하는 대정부 결의안도 함께 채택했다.
새만금 일원은 이미 재생에너지가 차고 넘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만큼 기업 투자를 촉진할 것이란 기대다. 이경우 국가균형발전은 물론, 수도권 산단에 전기를 공급하려고 설계수명을 다한 원전을 계속 돌리거나 대량의 철탑을 건설하겠다며 지방 주민들과 싸울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대표 발의자인 서난이(전주9) 의원은 “새만금 RE100 산단 지정은 산업기반을 다지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균형발전이란 국가적 과제를 달성할 수 있는 전략적 해법이 될 것”이라며 조속한 지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풍력, 태양광, 바이오 등 전국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량은 약 3,469만kW, 이 가운데 전북은 15%(515만여kW)를 차지해 전남(658만여kW)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실제 발전량 또한 충남(985만여MWh)과 함께 전국 최고 수준인 983만여MWh에 이른다. 이는 전국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중 약 16%에 달하는 규모다.
/정성학 기자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면 : 2025-07-28 1면
http://sjbnews.com/856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