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박상래 - 2025년 07월 07일 13시59분
AI 시대, 국가자격시험의 미래 방향과 과정평가형 자격
한국산업인력공단 전북지사 소병규 지사장
세계경제포럼(WEF)의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2023)」에 따르면, 2027년까지 전체 일자리의 23%가 자동화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며, AI·데이터 분석·디지털 기술 관련 신규 일자리는 6,900만 개가 창출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국가자격제도 역시 기존의 정형화된 평가 체계에서 벗어나, 실질적 역량 중심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현재의 국가자격시험은 응시자의 지식과 기술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평가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단순한 이론적 지식보다도 현장 실무 역량, 문제 해결력, 융합적 사고력 등 복합적이고 창의적인 능력이 더욱 요구된다. 특히 산업 현장에서는 신입 인재의 실무 수행 능력 부족을 주요 과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필기 중심의 기존 자격시험 방식에 대한 한계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대응하는 제도적 대안이 바로 ‘과정평가형 자격’이다. 과정평가형 자격은 교육·훈련 과정을 체계적으로 이수하고, 그 전 과정을 평가하여 자격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실제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능력을 종합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과정평가형 자격제도 성과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자격을 취득한 응답자의 85.2%가 ‘취업과 직무 역량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한 바 있다.
특히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교육·평가 혁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과정평가형 자격제도는 매우 큰 확장 가능성을 가진다. 예를 들어, 학습자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별 맞춤형 학습 피드백을 제공하거나, 평가 항목별 역량 진단을 자동화하는 등 AI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더욱 정밀하고 유연한 자격 검정이 가능해질 것이다.
국가자격시험의 운영 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이러한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인간 고유의 창의성과 판단력, 문제 해결 능력을 중심으로 하는 평가 방식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에서, 과정평가형 자격은 AI 시대의 핵심 자격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향후에는 AI 기반 온라인 평가 시스템 도입, 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교육 설계, VR·AR 기술을 활용한 실무 평가 등 기술 융합형 자격 검정 체계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미 미국 등 선진국의 일부 IT 자격시험에서는 AI 코딩 테스트나 프로젝트 기반 평가 방식이 도입되어 실무 역량 검증의 정밀도를 높이고 있다.
독일의 ‘듀얼 시스템’, 싱가포르의 ‘SkillsFuture’ 프로그램처럼, 기업·교육기관·정부가 긴밀히 협력하여 실무 중심의 자격체계를 구축해 나가는 국제적 흐름도 우리에게 시사점을 준다.
AI 시대에도 인간의 핵심 역량은 여전히 중요하다. 지금은 국가자격제도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며, 과정평가형 자격제도의 도입과 확산은 그 중요한 출발점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앞으로도 산업과 교육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혁신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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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7-0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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