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6월 12일 15시38분
긍정과 부정의 문제를 다양한 에피소드와 맛깔나는 묘사
김춘기 첫 시집 ‘상수리나무 책방’
그의 시는 개인의 가족사와 그동안 살면서 만난 사람과 풍경들을 서정과 서사, 내용과 형식을 종횡무진 거닐며 어린 시절 고향과 부모님, 고향에 대한 헌사로 고향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드러나 있으며, 학교 현장과 일상에서 교사와 작가로서 역할과 현시대의 자기 긍정과 부정의 문제를 다양한 에피소드와 맛깔나는 묘사 그리고 고전을 새롭게 다가서는 묘미까지 시를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이 시집은 요즘 세태를 상징적으로 질타하며 우리 시대가 지향해야할 공동체적 가치를 보여주며 특히 소외된 인간 버려진 장소를 인문학적 고찰을 통해서 다독이는 연민과 새로운 세계에 대한 희망을 보여준다.
다양한 시의 형식과 문학적 상상력은 우리의 삶을 어떻게 탐구하고 실천해 나가며 산자의 책임과 공동체 의식까지 투영하여 시읽기의 새로운 즐거움과 감동, 시대적 문제에 대한 인식까지 보여준다.
(중략)사립문 저만치 뒤로 하고 가시곤 하셨다위암이다 위궤양이다 큰 수술을 받으시고는술 마시면 돌아가신다고 모두 득달했지만어머니의 술 따르기는 계속되었다십수 년 후에도 벽장의 소주병은지금 외할아버지가 마신 술병처럼 그대로였다.('대화' 부분)'
시인은 오랜 시간 삶의 뒷면을 들여다보며 써 온 언어를 통해, 기억과 체온이 묻은 풍경들을 고요하고 단정하게 그려낸다.이 시집에서는 우리가 오래 잊고 살았던,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 풍경이 조용히 되살아난다.이병철 시인(문학평론가)의 해설이 말하듯, 이 시집은 “시간에 풍화되어 가는 기억을 소환하고, 자본 도시의 욕망에서 비켜선 느림과 비움의 미학으로 사람을, 사람 속을, 사람과 사람 사이를 노래한다. 그렇게 유행이나 경향을 좇지 않으면서 관습화된 기성의 서정을 타파하려는 김춘기의 시는 “다른 언어”라는 고유한 방법론으로 서정의 본령을 회복한다”
그동안 여러 상황들에 의하여 늦은 나이에 첫 시집을 낸 시인은 진안에서 태어나 '시문학'과 '전주일보'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전북작가회의를 비롯, 여러 단체에서 활동하였으며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이종근기자
지면 : 2025-06-1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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