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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6월 08일 15시06분

[온누리]원자력 발전과 전력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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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의 발달은 인류의 일상을 혁신적으로 바꿀 것이다. 이게 일상화되려면 지금의 몇 배 전력이 필요하다. 탄소 중립을 향해 가는 있는 상황에서 무작정 화석연료를 태워 발전소를 돌릴 수도 없으니 걱정이다.

전기는 증기기관을 몰아낸 2차 산업혁명의 주역이다. 이후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3차 산업혁명은 물론 도래한 4차 산업혁명의 필수 동력이다. 전기가 없다면 우리는 문명 이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첨단 기기가 모두 전기에 의존하기에 미래의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대체 에너지를 찾았다. 태양광과 풍력과 조력 등에 주목해 계속 시설을 구축하고 있으나, 날로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더구나 인공지능이 일상화되면 그 영향력은 더 미미해질 것이다.

그래서 다시 주목을 받는 것이 원자력 발전이다. 원자력 발전은 우라늄235 원자핵이 핵분열을 일으키면서 방출되는 에너지로 발전기를 돌려 전력을 생산한다. 뜨거운 열을 이용하기에 화력발전과 비슷해 보이지만 석탄이나 가스, 석유를 태우지 않는 점이 다르다.

원자력의 탄생은 학문연구의 결과이다. 19세기 들어 원소의 주기율표와 원자모형에 대한 이론이 체계화되면서 핵분열 전후로 에너지가 발생한다는 걸 발견한 것이 계기였다. 1948년 미국 테네시주 흑연 원자로에서 전구를 밝힘으로써 원자력 발전의 서막을 열었다.

현재 전세계 32개 나라에서 원자력발전소가 돌아간다. 총 443기의 원자로에서 약 400기가와트를 생산해 총 전력의 10% 정도를 감당하고 있다. 그중 프랑스가 점유율이 제일 높아 국가 전력의 70%가 넘는다. 미국은 가장 많은 100기의 원자로가 있으며, 중국 역시 현재 50기에 수십 개를 더 짓고 있다.

우리나라도 원전 의존이 높다. 기존 24기의 원자로에 4기를 추가 건설 중이다. 전기의 30%가 원전이다. 원전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연료 공급이 안정적이며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핵폐기물과 사고 위험이라는 어두운 면도 있어 항상 논란이 돼 왔다.

최근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투어 원전 에너지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패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는 지난 3일 미국 최대 원전인 콘스텔레이션에너지와 20년간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콘스텔레이션은 물론 스리마일섬 원전을 공급받기로 했다. 아마존은 서스쿼해나 원전에서 전력을 공급받는다. 구글은 아예 개발에 뛰어들었다. 신규 원자력발전소 3곳에 개발자금 지원을 약속했고, 지난해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사 카이로스파워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AI가 불러올 엄청난 사회의 변화, 그리고 이를 위한 전력 전쟁이 시작됐다. 빅테크 기업들의 전력 독점이 서민 생활에 위협으로 다가오지는 않을지 걱정도 된다. 기업 경쟁력이자, 국력이 되는 전력을 우리는 어떻게 대비를 해야 할까? 새로운 대통령의 고민이 하나 더 늘어날 것 같다.

/김판용(시인‧전북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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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6-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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