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문영채 청소년 기자 - 2025년 04월 23일 14시44분
[달그락달그락] “정치와 선거, 적극적인 교육 필요하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 선거, 18세 선거권을 가진 청소년들의 인식은?
길었던 과정의 시간만큼 국민들의 의견도 극명히 나뉘었다. 윤 전 대통령의 일련의 행동들이 모순되며 그 영향이 막대해 탄핵으로써 국가의 불안정을 바로 잡아야한다는 탄핵 찬성측과 윤 전 대통령의 행동들은 이치에 맞으며 탄핵을 주장하는 이들의 근거가 적절하지 않고 탄핵이 초래할 국가 불안정이 더 크다는 탄핵 반대측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 이 중심에 선 헌법재판소는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주문하였다.
탄핵 심판 당일,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문형배 재판관이 낭독한 결정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청구인(윤석열)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여 이 사건 계엄을 선포함으로써 국가 긴급권 남용의 역사를 재현하여 국민을 충격에 빠뜨리고, 사호, 경제, 정치, 외교 전 분야에 혼란을 야기하였습니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을 초월하여,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하였습니다. (중략) 결국 피청구인의 위헌, 위법 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 행위에 해당합니다. 피청구인의 법 위반 행위가 헌법 질서에 미친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함으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인정됩니다. 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중략)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이와 같은 우리나라의 최고 법원의 선고로 윤 전 대통령의 죄가 확실시 된 것이다. 이번 탄핵으로 우리나라는 역대 두 번째 탄핵을 겪게 되었다.
이번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은 저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어떤 점이 다를까?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발의는 2016년 12월 3일, 탄핵 결정은 2017년 3월 10일로 98일간 진행되었다. 이번 탄핵선고가 늦어졌다고 많이 기사화된 것에 비해 체감처럼 큰 차이는 없었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의 경우 대통령의 중대한 권한에 아무 연관 없는 타인을 개입시켰다는 점과 이를 바탕으로 사적인 이익을 취했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된 반면 이번 윤 전 대통령의 경우 대통령의 중대한 권한을 남용했다는 점과 관련 인사의 개입이 필요함에도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허나 이 과정에서 계엄령이 빠르게 철수되며 실질적 이익을 챙긴 점이 없다는 점에서 탄핵의 필요성에 대한 여러 논의가 오갔다. 이가 극명히 보인 것은 집회이다. 박 전 대통령 때의 촛불집회는 헌정사상 유례없는 평화적 시민 혁명이었다는 평을 들을 만큼 국민의 의견이 하나로 모아져 그 규모가 크고 상징적인 의미를 가졌다. 그러나 이번 집회의 경우 찬성측과 반대측의 의견이 갈려 두 집단의 대립이 두드러졌다는 차이점이 있다. 두 전 대통령 모두 결과적으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위헌 위법, 행위를 하여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판단됐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그 과정은 사뭇 달랐다.
대통령 탄핵 심판의 날짜와 시간이 평일 수업 시간이라는 점이 교육권에 미친 영향도 컸다. 민주시민교육 기회를 강조하며 전북을 포함한 9개 시도교육청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건 선고를 TV로 생중계 시청이 가능하도록 공문을 통해 권고했다. 이들 교육청은 공문을 통해 “교육공동체의 협의 과정을 통해 민주적 의사 결정 과정 이해, 헌법 기관의 기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민주시민교육 과정으로 활용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3일 오전 성명서를 통해 "전국에 있는 모든 학생이 민주시민교육의 역사적 체험이 가능하도록 학교와 교실에서 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TV 생중계 시청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시기 바란다."라며 "이번 생중계는 학생들이 헌법 기본 가치와 민주주의의 역사적 순간을 직접 체험하고 이해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군산여고 3학년 10반은 3교시 독서 시간을 활용해 대통령 윤석열 탄핵 사건 선고를 생중계로 시청하였다. 반의 분위기는 다소 차분하고 진지하였다. 반의 모두가 집중하였다거나 내용을 모두 이해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탄핵이라는 선고만은 확실히 집중하고 이해하였다. 소란한 쉬는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문이 선고되기 직전 반은 고요했고 주문이 선고된 후 반은 놀람과 의문으로 가득찼다. 만장일치라는 점과 정말 파면이 된 것인지에 대한 어리둥절함이 보인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해 앞당겨진 제21대 대통령선거는 다가오는 6월 3일 화요일이다. 현재 기준 생일이 지난 고등학교 3학년, 즉 만 18세부터 선거권이 부여된다. 이에 따라 군산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송혜현 청소년에게 선거에 대한 소감과 생각을 물었다.
■ 첫 선거를 대통령 선거로 하게 된 소감이 궁금합니다.
- 드디어 선거를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 사회의 구성원으로써 투표를 행사하며 나의 의견을 나타낼 수 있다는 점에서 설렌다. 투표권이 생기니 평소에는 보지도 않았던 정치, 경제 뉴스들에 관심이 생겨 이것 저것 챙겨보며 어떻게 투표권을 행사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다. 특히 이번 투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한 선거이기에 내 선택이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는 무언의 책임감을 가지게 된 것 같다.
■ 투표권을 행사할 후보자 선택에 있어 생각해둔 기준이 있나요?
- 전에 라디오에서 정치 관련 뉴스를 들으며 주변 어른들에게 내가 투표권이 생기면 어떤 기준으로 투표를 해야 하는지 들은 적이 있다. ‘후보자 정당의 기원과 연대기를 보아라’라는 것인데 그 정당의 기원과 역사를 보며 그 정당이 어떤 이념이나 철학을 가지고 어떠한 정책을 추진하는지를 파악하고 나의 가치관과 내 목표와는 어느 정당과 더 잘 맞는지를 판단한 후 후보자를 선택하라는 말이었다. 나는 그 기준대로 투표할 생각이다. 대통령을 뽑는데에 정당이 중요한가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후보의 개인 능력 및 도덕성도 중요하겠지만 혼자서 움직이는 자리가 아니고 대통령이 장관 등의 주요 인사들을 임명할 때 같은 정당 출신의 인사들을 임명할 가능성이 크기에 정당이 국정 운영 전반에 영향을 주는 셈이고 대통령이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아도 국회가 반대하면 실현이 어렵기에 이러한 점들을 모두 고려하였을 때 투표할 후보자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정당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학교에서 정치나 선거 관련 교육을 받은 적이 있나요?
- 작년 하반기에 민주시민교육을 받았던 경험이 있다. 친구들과 정당을 만들고 각 정당에서 대표와 임원 등등을 선출한 뒤 우리 정당이 추구하는 방향과 공약을 정해 다른 정당과 공약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고 우리에게 투표권이 소중한 이유 등등에 대해 직접 활동을 통해 배웠다고 답했다.
■ 18세 선거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 유지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청소년은 아직 제대로 된 정치적 관념이 세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변 친구들을 보았을 때에도 일부만 관심이 있을 뿐 대부분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확립하고 자기의 의견을 표출하기보다는 친구나 선생님, 부모님의 의견에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선거 연령은 낮추면 안 된다. 또한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됨과 동시에 가짜뉴스 또한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사실과 사실이 아닌 정보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완벽히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국가의 중요한 투표를 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18세가 적당한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결혼이나 군대, 8급 공무원 시험을 볼 수 있는 나이에 대한 법적 기준이 18세이다. 우리 법에서도 만 18세 정도면 권리를 행사하면서 의무도 다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렇게 정해두었다고 생각하기에 지금의 선거 연령이 딱 적정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현재 청소년은 미래 유권자이다. 즉 미래의 주도권자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청소년들에게 정치교육은 너무 생소하다. 후보자를 선택하는 데에 중요한 가치도 배우지 못하고 자신만의 뚜렷한 가치관과 기준도 세우지 못한 상태에서 선거권을 행사한다는 점이 모순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투표권자의 연령이 확대되고 있는 지금 시점에 정치와 선거 관련 교육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탄핵 사건에서 교육청이 탄핵 선고를 TV로 생중계 시청이 가능하도록 공문을 통해 권고한 것을 계기로 교육권이 더욱 진취적으로 정치와 선거 관련 교육을 넓혀가길 바란다. /문영채 청소년 기자
취재후기
두 번째 탄핵을 겪으며 매번 희열을 느끼면서도 그 이유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뉴스로 접하는 것뿐 더 자세히 알려하지 않았다. 허나 이번 취재를 통해 그 전개 과정을 정리할 수 있었으며 우리가 정치계에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에 대해 다시 복기할 수 있었다. 탄핵 선고를 라이브로 시청한 경험에 대해서는 모든 학교에서 같은 경험을 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다. 이번의 경우 9개 시도교육청에서 권고 공문이 올라왔으나 군산여고의 경우만 해도 한 학교 내에서 교사의 재량으로 시청한 반과 아닌 반이 있었기에 아쉬움이 컸다. 이번 탄핵 선고는 우리 국민 모두의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층이 이를 시청함으로써 민주주의를 몸소 체감할 수 있었을 흔치 않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인터뷰 내용에 대해서도 공감하는 바이다. 돌이켜보면 정치와 선거 관련 교육은 턱없이 부족했고 이 상태로 선거를 진행하기엔 판단의 기준을 세울 시간적 여유도 정신적 여유도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18세 선거권에 대해서 긍정적인 생각은 아니다. 허나 정책의 번복보다는 현 정책에 맞춘 여러 교육들이 따라와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미래를 이룰 청소년층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교육권이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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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4-2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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