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4월 23일 14시34분
[생의 한가운데]K-정신문화: 시련을 넘어 세계의 희망으로
1987년 6월 항쟁으로 군사독재를 종식하고 민주사회로 정착하였으며, 최근, 2024년 12월 3일 계엄이후 혼란했던 정치상황에서 2025년 4월 4일 헌법재판소는 계엄선포의 헌법위반과 대통령탄핵을 선언하였다. 이는 민주 시민이 참여하는 평화적 운동으로 고귀한 K-민주주의(Korean Democracy)의 강력한 회복력이며, 한국민이 가진 정신역량이다.
현재 우리 국가뿐 아니라 전 세계가 도전을 받고 있다.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관세정책은 미국만을 위한 것으로 세계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으며, 나아가 국제사회는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태도는 강대국 중심의 경제 종속화 내지는 경제 속국화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세계적 혼란 속에서 한국이 제시할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일까?
21세기 글로벌 위기는 물질적 풍요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공유할 수 있는 윤리적 방향성과 공감의 언어가 부족하다는 데에 있다. 코로나 팬데믹과 기후 위기, 국가 간 경제적 불균형, 문화의 상업화와 자극적 소비는 세계시민의 내면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문명적 전환기 속에서, 한국이 제안할 수 있는 대안은 무력이나 경제적 패권이 아닌 “정신의 문화력”, 즉 K-정신문화(Korean Spiritual Culture)이다.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에서 “내가 원하는 우리 민족의 사업은 결코 세계를 무력으로 정복하거나 경제력으로 지배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직 사랑의 문화, 평화의 문화로 우리 스스로 잘 살고 인류 전체가 의좋게 즐겁게 살도록 하는 일을 하자는 것”이라 하였다. 한국인이 세계에 전할 K-문화는 세계 보편적 윤리와 공공성을 지닌 사랑의 문화, 평화의 정신문화이다.
현재 한류는 K-POP, K-DRAMA를 중심으로 세계인의 문화 감성을 사로잡고 있으며 강력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러나, 해외한류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문화는 여전히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반한류의 기류가 강화되고 있다. 그 원인으로는 상업성 과잉, 종교·문화적 부주의, 표면적 유행 소비에 대한 피로감이 지적된다. 이는 한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심층문화로의 전환과 보편가치 확장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한류는 상품적 가치에서 정신적 가치로의 본질적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K-문화가 단순한 유행과 소비 중심의 산업화된 문화상품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을 바꾸고 세계의 아픔을 치유하는 정신적 가치가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BTS의 음악이 고통과 희망을 노래하며 청년 세대의 상처를 보듬고, 과 이 불평등과 인간성 회복을 제시한 것처럼, K-콘텐츠는 상생과 치유의 철학을 담는 작업이 중요하다.
한반도는 분단과 냉전, 산업화와 민주화를 겪어낸 ‘상처의 땅’이다. 그러나 그 상처 속에서 탄생한 정신문화는 고통의 치유와 대립과 원망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해원과 상생의 철학을 제시하고 있다. 모든 인류를 이롭게 하자는 홍익인간 사상, 모든 생명은 존귀하다는 생명존중 사상, 사람이 곧 하늘이다는 인내천 사상, 정신개벽으로 새로운 문명사회를 이루자는 외침은 더 이상 한국인만의 것이 아니다.
이러한 상생 철학은 혐오와 차별, 문화적 우열주의가 난무하는 오늘날 세계질서 속에서 인류가 재발견해야 할 윤리적 나침반이다. 이는 김구 선생이 제시한 “문화의 힘”이 단순한 미적 감상이 아닌, 인간을 존중하고, 사회를 치유하는 힘이다.
미래의 한류는 “보편적 공공성 문화의 확산, 대중문화 한류의 심층문화화, 평화적 상생문화의 정착”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단지 문화를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공감할 수 있는 가치’를 함께 나누는 문화외교를 하자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우리의 고유한 K-정신문화는 지역적 특수성에 머무르지 않고 민족주의를 넘어서 인류 보편적 사랑을 실천하는 희망과 평화의 문화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박광수(원광대학교 명예교수, K-전통문화학술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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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4-2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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