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4월 21일 16시14분
[아침발걸음]2026 헌법 개정에 전북의 미래가 달려 있다
우리 전북은 지난 수십 년간 심각한 인구 감소 문제를 겪으며 대한민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이 줄어든 지역이다. 지금도 매년 약 1만 5천 명 이상의 인구가 전북을 떠나고 있다. 2023년 기준 전북의 인구는 176만 명대로 떨어졌고, 매년 인구 감소율은 전국 최상위 수준이다.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가고, 남은 지역은 급속히 고령화되고 있다. 특히 20~30대 청년층이 빠져나가면서 지역의 활력이 급격히 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제적으로도 전북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낙후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지역 내 총생산(GRDP)은 전국 평균에 크게 미치지 못하며 전국 최하 수준이고 수도권과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대규모 산업기반의 부재와 함께 중앙정부 주도의 개발정책은 지역 실정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 단기적인 효과만 남긴 채 지역의 장기적인 발전은 요원한 상황이다. 차별받는 호남에서조차 이중 차별을 받고 있다는 원성이 자자하다.
정치적으로도 호남, 특히 전북은 역사적, 구조적으로 소외감을 겪고 있다. 중앙정치에서 전북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으며,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소외되는 일이 빈번하다. 대통령과 주요 정치지도자 가운데 전북 출신은 찾아보기 힘들고, 지역의 숙원사업들은 늘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전북 도민에게 희망 고문을 하고 있는 새만금사업은 30년 동안 총 13조 원 예산이 투입되어 언발에 오줌누기 수준이다. 30년 동안 어업피해가 18조 원에 달한다고 하니 언제 완성될지도 모를 이 사업을 도대체 왜 추진한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것은 근본적으로 대한민국의 헌법이 중앙집권적 구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를 말하면서도 실질적인 권한과 재정은 여전히 서울의 중앙정부가 쥐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독자적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발전 전략을 세우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전북은 계속해서 인구 감소와 경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헌법 개정이다. 단순한 법률 개정이 아니라 국가 운영의 틀을 바꾸는 헌법 개정이 이루어져야만 전북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근본적인 길이 열린다. 제7공화국 헌법에는 지방분권과 지역 균형발전이 확실하게 담겨야 한다. 중앙정부가 예산과 권한을 독점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이 독자적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추진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최근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도 개헌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구체적 약속과 실행이다. 바로 다가오는 2026년 지방선거와 함께 헌법 개정 국민투표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으로 보여진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선거와 함께 개헌을 추진하면 참여율도 높이고 정치적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이다.
전북 도민들에게 헌법 개정이 먼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우리 삶과 직접 연결된 문제이다. 헌법이 바뀌면 전북에도 자율적인 경제정책을 펼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지역 대학과 기업이 연계한 탄소산업, 농생명산업, 식품산업, AI산업 같은 특화된 발전 전략을 중앙 눈치를 보지 않고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또한 지방의 복지와 교육, 문화 분야에서도 더 많은 투자가 가능해져 젊은이들이 굳이 서울로 가지 않아도 지역에서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된다.
정치적 소외감 역시 헌법 개정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지역의 목소리가 중앙 정치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지역대표형 상원제 도입과 같은 구조적 변화도 논의되고 있다. 전북의 목소리가 국회에 실질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 길이 열리면, 우리 지역의 숙원사업들도 좀 더 빠르게 해결될 수 있다.
이제 우리 전북이 먼저 나서서 헌법 개정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6.3 대선 후보들에게 지방분권 개헌의 내용과 2026년 전국동시지방선거 국민투표의 구체적 방안을 요구해야 한다. 개헌은 지역과 국가의 미래를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이번에 놓치면 또 다시 긴 세월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이제는 우리가 움직일 때이다.
/임형택(Like익산포럼 대표, 조국혁신당 익산시지역위원장, 전북도당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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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4-2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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