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4월 20일 15시16분
김제-진안-남원, 생활인프라 소멸 가속화
-소득, 병원, 교육, 문화시설 등 태부족에 접근성도 열악-보다 과학적인 원인 분석과 소멸대응기금 실효성 높여야
20일 나라살림연구소가 펴낸 정책 리뷰 ‘인구감소지역 지정만 하고 원인 분석은 뒷전?’에 따르면 동일한 소멸위기지역 일지라도 주민들이 터잡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생활여건은 격차가 매우 큰 것으로 진단됐다.
이런 실태는 국토연구원이 개발한 한국형 복합결핍지수(KIMD) 분석에서 한층 더 확연해졌다. 복합결핍지수는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건강, 소득, 고용, 교육, 생활환경, 안전, 여가 등 7대 필수영역과 관련된 생활인프라 수와 그 접근성을 고려해 전국 시·군·구를 10개 등급으로 분류했다.
분석결과 2021년 기준 김제시와 진안군은 그 결핍도가 가장 심각한 최하위 등급(10% 미만)으로 평가됐다. 그만큼 소득수준이 낮은데다 병원, 학교, 소매점, 영화관, 도서관 등 생활인프라 또한 인구대비 너무 적거나 거주지와 멀어서 이용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남원시(10~20%) 또한 가까스로 최하위 등급은 피했지만 생활여건은 별다르지 않다는 진단이다. 되레 부안(20~30%)이나 순창(30~40%)이 남원보다 생활여건이 더 낫다고 평가될 정도다.
장수(50~60%)의 경우 도내 인구감소지역 10곳 중 생활여건이 가장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이는 비 감소지역인 군산(50~60%)과 같은 등급이다.
전국적으로도 극과 극을 보인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인구감소지역을 지정하면서 인구 감소세를 중요한 지표로 봤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구 감소세 외에도 복합결핍지수처럼 보다 다양한 지표를 개발해 적용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래야만 인구감소지역 지정을 둘러싼 논란이 줄고, 그 실효성 또한 개선될 것이란 주장이다.
김용원 책임연구원은 “인구위기에 대응하려면 단순히 인구감소지역 지정을 넘어 그 원인에 대한 지역적, 복합적 분석을 참고지표로 제시하는 등의 정책적 보완 노력이 요구된다”며 “주관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앞서 국토교통부나 고용노동부 등에서 이미 개발했거나 사용중인 지표나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통합적이고 실효적인 인구정책이 구현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후 해제된 곳은 그 재정 지원이 중단된다는 점을 감안해 인센티브 방식의 보완 대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2022년 10월 전북 10곳을 포함해 전국 89개 시·군·구를 인구감소지역으로 첫 지정해 해마다 1조원 가량씩 지원해왔다. 지정 기간은 내년 10월까지 5년간이다.
전북의 경우 첫해 882억원, 이듬해 1,176억원, 지난해 1,021억원 등 모두 3,079억 원을 지원받아 다양한 소멸위기 극복사업을 추진해왔다. 임신과 출산 의료인프라 구축사업, 도시인 귀농촌 장려사업, 농어촌 정주여건 개선사업, 청년농 창업 지원사업, 외국인 이주정착 지원사업 등이다.
하지만 인구 감소세는 여전해 실효성이 의문시 돼왔다.
실제로 소멸대응기금이 투자된 3년간 전북지역 인구는 전체 178만여 명에서 174만여 명으로 2.74%(4만9,000여명), 즉 5만명 가까이 더 감소했다. 더욱이 그 투자가 집중된 인구감소지역 10곳의 감소율은 한층 더 심각한 평균 3.61%를 기록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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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4-2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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