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4월 20일 13시14분
전주부채문화관 예술가콜라보, ‘이기연 초대전-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예술가콜라보는 전주부채를 매개로 타 장르의 작가와 함께하는 협업 전시로 전주부채의 장르 확장 및 예술성 확대를 위해 매해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이기연은 평면 작품 및 비단 선면에 그린 부채 작품 등 30여 점의 민화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백선도와 단선 부채, 호랑이 부채, 책가도, 화조도, 일월오봉도 등 다양한 민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완주에서 출생, 유년, 청년 시절을 전주에서 보낸작가는 한국화를 전공했다. 한국화 작업을 이어가던 중 5년 전 민화의 매력에 빠져 민화 공부를 시작했다. 일월오봉도, 초충도, 어해도, 화훼도, 화조도, 청룡도, 책가도, 문자도, 호접도 등 다양한 소재의 민화를 그려왔지만, 백선도는 이번 전시를 위해 처음 작업하게 됐다.
민화(民畵)는 민중의 소망을 담은 그림으로 조선시대 후반부터 유행했다. 민화는 일상생활에서 이루고자 하는 꿈이나 소망을 동물이나 식물, 인물, 풍경, 문자 등으로 형상화하여 표현한다. 그림에 담는 꿈은 자손의 번창이나 부귀영화, 장수, 출세 등으로 가정의 평안을 바라는 것이 주를 이룬다. 무엇을 그려 넣느냐에 따라 꿈의 방향이나 목표가 정해짐으로 민화는 과거부터 삶의 지표를 정해주는 그림이었다.
민화에서 부채는 책가도에 주로 등장한다. 책과 함께 필통, 붓, 먹, 연적, 도장 등의 문방구를 비롯해 도자기, 화병, 안경, 시계, 바둑판 등 진귀한 생활용품 및 골동품과 함께 부채도 사대부가 소유하고 싶은 물건의 하나를 상징힌다. 백선도(百扇圖)는 다양한 부채를 화면에 담은 작품으로 조선후기에 병풍으로 제작되어 집안의 부와 심미적 가치의 상징으로 사대부뿐 아니라 서민층에도 유행했다. 백 가지 부채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진귀한 부채를 한 화면에 모아 놓은 백선도는 더위를 막는다는 부채의 기본적인 역할과 더불어 바람을 일으켜 재앙과 전염병 등의 나쁜 기운을 막는 벽사의 의미도 담고 있다.
작가는 “백선도의 매력은 한 화면 안에 다양한 모양의 부채를 그려 넣고 각 부채마다 자신이 바라는 소망을 그려 넣는 것이었고, 부채가 하나하나 완성될수록 즐거움을 느꼈다”다고 했다.
이향미 관장은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과 협업을 통해 전주부채의 영역이 더욱 확장되었고, 이번 민화 부채 전시를 통해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작가는 단국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한국화 특장전, 동학농민운동기념전, 미술세계 공모전 문인화 부문, 2023년 대한민국민화대전 특선, 2023년 대한민국민화공모대전 특선 등을 수상했다. 현재는 충남 아산시에서 ‘소소한 민화’화실을 운영하며 민화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전주부채문화관은 전주부채의 예술적 영역을 확산하기 위해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과 협업해 왔다. 2017년부터 시작된 예술가콜라보 작업은 한국화, 문인화, 판화, 일러스트, 디지털사진, 자수, 민화까지 그 영역을 넓혔고 단순히 선대의 장인뿐 아니라 이수자와 신진예술가와의 협업작업도 시도한 바 있다. 부채문화관은 전시장을 찾지 못하는 관람객을 위해 SNS를 통해 온라인 전시로도 진행한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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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4-2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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