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4월 13일 13시06분
'자수, 한복, 도자기로 한자리에 모이다'
이혜진, 최은숙, 고용순, 전주기린미술관서 3인전
이혜진 한지 손자수 작가, 인형에 한복을 입히는 최은숙 작가, 옛 추억을 생각하면서 도자기를 빚는 고용순 작가가 '집으로'를 주제로 공동 작품전을 갖는다.
이 주제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모두가 행복한 집으로 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작가는 한지와 자수를 접목한 새로운 예술 영역 작품을 전시한다.
상상의 세계를 함축시켜 놓은 듯 자유로운 채색과 격식 없는 구도로 표현의 다양성을 갖춘 작품은 재미가 상당하다.
작가는 한지 위에 전통 문양과기산 김준근의 그림으로 수를 놓았다. 문양은 조상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만큼 수를 놓을 때마다 경이로운 경험이 됐다.
작품 '연화머리초에서'는 다산과 자손의 번창의 의미가 깃들어 있다. 많은 청년들의 결혼을 기원하면서 수를 놓았고, 아이들이 많이 태어나길 기원했다.
기산(箕山) 김준근(金俊根, 생몰면 미상)은 김홍도, 신윤복과 더불어 조선의 3대 풍속화가로 평가받고 있다. 19세기 말 부산(초량), 원산, 인천 등 개항장에서 서양인들에게 조선의 풍속화를 그려 판매했던 화가로 유명하다.
그의 풍속화는 외교관, 선교사, 군인 등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들을 통해 퍼져나갔다. 현재 유럽과 북미 등 전 세계 여러 박물관과 개인 소장 작품 1,500여 점으로 파악된다.
이작가는 "기산의 작품에서는 자식의 의무를 게을리 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작업 내내 가슴이 찡함을 느꼈다"고 했다.
최작가는 전시의 테마 ‘집으로’에 맞춰 서당에 다녀오는 도령, 혼례를 올리고 친정으로 신행을 가는 신랑신부, 색동 꼬까신을 신고 외가에 가는 아이 등 집으로 가는 포근하고 따사로운 마음들을 상상하면서 작품에 임했다.
작가는 “소개되는 작품들은 비록 작은 인형 한복입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우리의 한복이 인형을 통해서나마 계속 전해지고 알려졌으면 한다”면서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속에서도 우리 전통이 잊혀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고 했다.
작가는 20여 년 동안 퀼트공방을 운영했다. 인형한복공방 델리카돌스에서 다양한 인형옷과 소품들을 만들고 있다.
고작가는 어릴 적 외할머니댁 마당에서 놀던 모습을 회상하면서 초가집을 만들었다. 한옥은 보면볼수록 그 매력에 빠지게 되어 자꾸 궁금증을 유발시키지 않나.
"진짜 한옥은 초가집이다. 그런데 불편함이 주는 매력이 있다. 즐길 수는 있어도 늘 즐거울 수는 없다. 그래서 초가집은 사람에게 받는 스트레스가 없어 좋다. 아궁이에 불을 때고 마당에서 걷고, 툇마루와 누에 앉기도, 눕기도 할 수 있는 행복은 최고다. 그런 집을 작품으로 옮겨보았다“
작가는 전주 서학동예술마을에서 도자기 공방을 운영했으며, 캘리그라피도 배웠다. 서학예술도서관에서 2인전을 갖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이종근기자
지면 : 2025-04-1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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