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는 상상' 마음을 그리고 세상을 담다
전주 선재미술관, 윤슬 이명희작가 캘리그래피 초대전
전주 선재미술관이 11일부터 20일까지 윤슬 이명희작가 캘리그래피 초대전을 갖는다.
감성 글씨·손 글씨·멋 글씨 등으로 불리며 주목받고 있는 캘리그라피(Calligraphy). 캘리그라피는 기계적이고 획일화된 글자가 아닌 직접 손으로 쓴 아름답고 개성 있는 글자다. 유연하고 동적인 선의 방향과 속도·글자의 번짐과 질감·여백의 미 등이 적절한 조화를 이뤄 작가의 감성을 드러낸다.

이 전시는 탄탄한 기본기 위에 자유로운 필체를 다양한 캘리그라피 작품들을 선보이며, 평소에 보던 일반 전시회와는 달리 열린 캘리그라피를 지향한다.
작가는 캘리그라피를 단순한 글씨가 아닌 예술로 여기며, 다양한 분야와 결합하여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신뿐만 아니라 사람들과 소통하며, 같은 글씨라도 각기 다른 시선으로 공유되는 경험을 기대하고 있다.
작품에 사용된 표현기법과 도구는 서체와 서풍에 따라 농담과 발묵 표현을 할 수 있는 화선지와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미술기법의 활용하여 문자 추상과 이미지 추상 표현, 반복표현, 서화동원 등의 기법과 구성의 다양화 등 선질의 변화를 통해 표현방법의 폭을 넓게 하여 다른 미술 분야와는 다르게 차별성이 돋보인다. 글의 소재와 잘 어울리는 도구와 재료의 폭넓은 활용으로 작품을 더욱 특색있고 다양함을 표현했다.
함민복시인의 '산' 가운데 일부를 쓴 작품이 눈길을 끈다.
'삶에 지치면 먼 발치로 당신을 바라다보고/ 그래도 그리우면 당신 찾아가 품에 안겨보지요'
이는 삶에 있어 때로는 걸어도 되고, 지치면 쉬어도 된다는 위로를 줄 수 있는 글귀로, 먹과 물감의 조화가 돋보인다. 한 편의 아름다운 연애시를 읽듯 잔잔한 감동을 준다.
‘오늘’은한글 획의 굳셈과 부드러움의 조화가 능숙히 구사됨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침묵’에서는 필치가 힘차고 글자 구성에 기백이 넘치며 획이 굵고 기름지다는 인상을 전달하고 있다.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 너의 앉은 그 자리가 / 바로 꽃자리니라’ 구상 시인의 ‘꽃자리’의 한 구절이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종종 가시방석 같은 자리에서 일을 하며 어려움과 괴로움을 겪곤 한다. 그럴 때마다 이 시를 생각하며 지금 내 자리가 ‘꽃자리’라 생각하며 다시 힘을 내 일을 한다. 꽃의 형상과 포치, 그리고 글씨가 멋스럼을 더하는 작품이다.
작가는 "전통 서예는 규격화된 서체와 서법을 중심으로 표현한다면, 캘리그라피는 쓰고자 하는 문구나 사물에 집중해 감성적으로 표현한다"며 "감성적인 것을 먼저 대입한다는 점에서 대중성이 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사람 때문에 상처받고 외로울 수 있으나 결국 우리는 사람 안에서 행복할 수 있음을 안다"면서 "작품을 보는 모든 이들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행복해지길 바라는 소박한 바램이다”고 했다.
작가는 1987년 서예에 입문, 그동안 한국서예대전 대상(도지시상) 수상, 전북-중국 산동성,강소성 한중서예교류전, 완주향토예술문화회관 예술가 초청 기획전시, 완판본 열녀춘향가 100인 서예전, 전라도 정도 천년기념 완산승경전,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공공언어 개선을 위한 범국민 문화행사 시연, 전라북도 한글큰잔치 시연, 세계서예축전,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내고향예찬전)에 참여했다.
한글날기념 학생 붓글씨대회 심사위원, 전라북도 서예전람회 심사위원, 대한민국 서예대상전 초대작가, 한국서예대전 초대작가, 대한민국서예대상전 초대작가, 전라북도서예전람회 초대작가, 세종한글서예연구회원 등으로 활동했거나 활동하고 있다.
한국서예대전 대상, 신춘휘호대전 우수상 등을 수상한 바 있으며, 4회의 개인전을 가졌다./이종근기자
지면 : 2025-04-14 7면
http://sjbnews.com/846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