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4월 06일 14시10분
[월요아침]‘운동이 혈액을 바꾼다’ 인슐린과 근육의 과학적 연결고리
운동이 혈액의 흐름을 변화시켜 인생이 바뀐다. 운동하면 심장이 활발히 뛰면서 혈액 순환이 촉진된다. 단순히 빠르게 도는 것 이상으로, 혈관이 넓어지고 혈류 속도가 증가하면서 혈액 내 노폐물과 염증 물질이 더 효과적으로 제거된다. 운동은 혈관 벽에 쌓이는 활성산소를 배출하는 효과와 특히 유산소 운동은 중성지방과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좋은 콜레스테롤(HDL)을 증가시켜 혈액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더욱이, 운동 중 활성화되는 근육은 혈관을 넓히고 모세혈관 밀도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며, 이는 장기적으로 혈압을 낮추고 혈액의 점도를 개선하여 심혈관 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결국, 운동은 혈액을 단순히 ‘흐르는 액체’에서 ‘건강을 운반하는 생명수’로 탈바꿈시키는 강력한 수단인 셈이다.
운동은 인슐린을 조절하는 혈당 조절의 황금 열쇠다. 운동으로 우리 몸속 세포 하나하나에 열을 전달하면서 세포를 활성화하고 깨운다. 운동이 인슐린 민감도를 높인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된 사실이다. 인슐린은 혈액 속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하지만, 현대인의 비활동적 생활은 세포가 인슐린에 둔감하게 반응하게 만들어 포도당이 혈중에 과다하게 남는 인슐린 저항성*을 초래한다. 운동하면 근육세포에 에너지가 필요하면서 포도당을 적극적으로 흡수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인슐린의 도움 없이도 혈당이 낮아지는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예를 들어, 꾸준한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은 인슐린 수용체의 수를 늘리고, 수용체의 민감도를 높여 세포가 인슐린 신호에 더 잘 반응하도록 돕는다. 이는 운동이 단순한 열량 소모 이상의 혈당 조절 메커니즘과 항상성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과학적 근거이다.
인슐린 저항성 개선 방법은 운동이 최선의 해답이다. 인슐린 저항성은 당뇨병의 전 단계일 뿐만 아니라 비만, 심장 질환과도 깊이 연관되어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운동이 가장 효과적인 전략 중 하나인데, 특히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은 짧은 시간 동안 강한 운동 강도로 혈당을 급격히 소모하게 하여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그럴 뿐만 아니라, 하루 30분 이상 중강도의 걷기 운동만으로도 혈당 조절 호르몬들이 활성화되며, 꾸준한 근력운동은 근육량을 증가시켜 혈당 저장 공간을 늘려준다. 흥미롭게도, 식사 직후 가벼운 산책만으로도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이 속속 보고되고 있다. 이는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손쉬운 건강 습관으로, 약에 의존하지 않고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도 인슐린 저항성을 관리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준다.
근육은 혈당을 소모하는 강력한 엔진이다. 근육은 단순히 신체를 지지하고 움직이는 기관이 아니라, 당을 저장하고 활용하는 ‘대사적 엔진’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의 포도당 소비량 중 약 80%가 근육에서 소모되며, 근육량이 많을수록 더 많은 포도당을 저장하고 사용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근육량이 적거나 근육 기능이 저하되면 혈당을 효과적으로 소모하지 못해 혈당이 만성적으로 높게 유지될 수 있다. 반대로 근육을 키우면 포도당이 혈액 속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고, 인슐린 민감성을 높여 혈당 조절이 원활해진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근육량은 당뇨병 위험을 증가시키므로, 중장년층에서도 근력운동을 꾸준히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마디로 근육은 당뇨병 예방과 관리를 위한 천연 치료제인 셈이다.
근육을 키우는 것이 곧 혈액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 운동은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혈액 속을 청소하고 인슐린과 근육을 연결하는 복잡한 대사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행동이다. 더 많은 근육은 더 많은 포도당을 소모하게 하고, 높아진 인슐린 민감도는 당뇨병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현대사회처럼 스트레스와 좌식 생활이 만연한 시대일수록, 규칙적인 운동은 혈관을 청소하고 혈당을 관리하며 우리 몸의 엔진을 튼튼하게 유지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하루 30분의 걷기, 주 2~3회의 근력운동을 실천하는 것이 건강한 혈액, 건강한 인슐린, 건강한 근육을 만드는 첫걸음이다. 우리의 혈액을 바꾸는 것은 결코 멀리 있는 해답이 아니다. 바로 오늘, 작은 움직임이 미래의 건강을 결정한다.
** 인슐린 저항성이란 ‘인슐린 저항성’은 우리 몸의 열쇠가 잘 안 맞는 것으로, 인슐린이라는 열쇠가 있어야 우리 몸 세포가 당을 받아들이는데, 자꾸 많이 먹고 안 움직이면 열쇠 구멍이 고장 나서 당이 몸속에 쌓이는 것이다.
/유승오(고창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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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4-0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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