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4월 01일 16시08분
[사설]파격 대우해서라도 시니어 의사 배치하자
심각한 의료시스템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지방 공공의료기관에 은퇴한 ‘시니어 의사’를 배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지역의료 공백을 메꿀 대안이 될지 관심이다.
보건복지부는 빠르면 올 하반기에 농어촌지역 공공의료기관에 시니어 의사를 배치하겠다는 계획으로 수요 조사에 착수했다.
대학병원이나 수련병원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다 퇴직했거나 퇴직이 예정된 전문의를 선발해 시·군 보건소, 지방의료원, 국립대 병원 같은 지방 공공의료기관에 재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이 사업의 뼈대다.
만성적인 필수 의료 인력난, 특히 이 가운데서도 공공의료 인력난에 시달려온 지역 중소도시와 농어촌의 의료붕괴를 억제하는데 도움 될 것이란 기대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지방의료원, 공중보건의사가 없는 시·군 보건소, 보건교사조차 없는 초·중·고교가 쏟아지는 등 필수 의료 인력난과 맞물려 의료공백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데 따른 대안이다.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도내 보건지소 147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무려 78곳이 공중보건의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과 한 해 전보다 18%포인트 치솟은 수치다. 전국 평균 46%를 웃돈다. 농어촌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최일선 의료기관 절반가량이 의사를 못 구해 개점 휴업 상태에 빠진 셈이다.
전북은 치료가능 사망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점도 안타까움을 더한다. 치료가능 사망률은 감염이나 심뇌혈관 질환 같은 57개 질환군을 제때 치료했다면 숨지지 않고 살았을 주민들이 조기에 사망한 비율로 전북은 지난 2022년 기준 전국 최상위권인 인구 10만 명당 49.89명에 달한다.
문제는 시니어 의사들이 농촌지역 근무를 자원하겠냐는 점이다. 공공의료기관 등에서 근무하다 정년을 맞은 의료인들이 더 많은 보수를 주는 사설 의료기관에 재취업하는 게 현실이다. 이들에게 히포크라테스 정신이나 고도의 희생정신을 강요할 수 없는 문제다. 농어촌지역 근무에 합당한 보수, 이를 뛰어넘는 파격 대우를 해서라도 ‘시니어 의사’를 유치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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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4-0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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