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고병하 - 2025년 03월 21일 18시10분
[기자수첩] 부안군 관광휴양콘도 논란… 객관적 진실 바라보는 지혜 필요
속담에 ‘제 눈에 안경’이라는 말이 있다.
같은 사물을 보더라도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다르게 인식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부안군을 둘러싼 특혜 의혹 논란을 보며 이 속담이 떠오르는 이유는 어떠한 사안에 대한 사실과 해석이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부안군에서는 변산해수욕장 관광휴양콘도 조성사업을 둘러싸고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일부에서는 특정 기업이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사업을 수주했고 군수의 가족이 해당 기업에 재직한 사실을 들어 이해관계가 얽힌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군수 측은 공개 채용 절차를 거친 아들의 입사가 특혜일 수 없으며 행정 절차 역시 정당하게 진행됐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하나의 사건을 두고 상반된 해석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사실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경험과 선입견이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어떤 이는 부안군의 관광개발을 지역 발전의 기회로 보지만 또 다른 이는 이를 특혜로 의심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감정적인 시각이 아니라 사실과 근거에 입각한 판단이다.
변산관광휴양콘도 조성사업은 지난 2022년 4월 부안군과 전북자치도, ㈜자광홀딩스간 3자 투자협약 체결 이후 2022년 7월 실시협약을 체결했으며 같은 해 12월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자광홀딩스는 사업 추진을 위해 부안군에서 공고한 기본적인 기준을 충족한 상황이었다.
이후 2023년 12월 자광홀딩스 측에서 매매대금 납부연장 요청을 했으며 당시 국내 금융경기 상황 등을 고려해 2024년 12월까지만 연장에 동의했다.
부안군은 2024년 12월 추가 연장 요청이 들어오자 전문가들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금융, 관광, 법률 등 외부전문가 등이 포함된 부안군 군정조정위원회에 해당 사안을 상정해 심의했다.
그 결과 2025년 10월까지 잔금과 연체이자를 납부하지 못하면 자동으로 계약이 해지되는 조건부 연장 승인을 결정했다.
만일 2025년 10월에 자동계약 해지된다면 부안군은 이미 받은 26억원의 계약금과 사업이행보증금 100억원이 부안군으로 귀속돼 126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확보하게 된다.
반대로 계약이 이행되면 토지 매매대금 이외에 연체이자 63억원을 추가로 확보하고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도 꾀할 수 있다.
부안군은 특혜 제공보다 오히려 사업추진 과정에서의 리스크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면서 사업을 추진한 것이다.
‘특혜’의 사전적 의미는 ‘특별한 은혜나 혜택’이다.
부안군이 특혜를 제공했다면 자광홀딩스는 어떠한 혜택을 받아야 하는데 오히려 경제적 부담만 커진 상황이다.
이게 특혜란 말인가? 오히려 자신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방안인데 이게 부안군에서 제공한 특혜라는 말인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논란이 커질수록 필요한 것은 투명한 검증과 객관적 접근이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분명히 밝혀져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무분별한 프레임 씌우는 일은 피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논란 속에서 누가 이득을 취하는지에 대한 냉철한 시각이다.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는 세력이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부안군의 미래는 개발과 신뢰라는 두 축 위에서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우리는 ‘제 눈에 안경’이라는 속담을 되새기며 각자의 관점을 넘어 객관적 진실을 바라볼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 할 때다.
/부안=고병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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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3-2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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